[와이드인터뷰]"고래를 춤추게 하라…이미 90%는 성공"

전설의 인물 돌아오다-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2015년 전 부문 톱5 진입..순영업수익 1조 달성
  • 등록 2012-05-15 오전 8:39:25

    수정 2012-05-15 오전 9:34:54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15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재은 김대웅 기자] 1990년대 초 지속된 적자로 폐쇄위기에 몰렸던 동두천지점. 그는 지점장으로 나간 지 1년 만에 흑자전환을 일궈낸다. 상도동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또다시 1년 만에 사내 전국 업적평가 1위에 올려놨다.

증권사 영업의 최대 승부처 서울 강남. 증권사들이 강남 부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불을 지피기 시작할 때쯤 그는 인사부장 자리를 박차고 영업현장으로 뛰어든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일이다. 그로부터 1년. 고만고만한 지점 중 하나였던 압구정지점은 어느덧 전(全) 증권사를 통틀어 영업실적 1위 지점의 반열에 오른다.

이 모든 것을 일궈낸 전설이 돌아왔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다.
▲ 사진=권욱 기자


올 2월 신규선임된 강대석 사장이 ‘제2의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2015년까지 전 사업부문 ‘톱 5’에 진입하고, 순영업수익 1조원을 달성한다는 게 그것이다. 원동력은 7년전의 전설을 쓸 때처럼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조직관리 철학이다. 직원들의 잘못을 나무라기보다는 잘한 점을 부각시켜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노하우다. 여기에 직원교육과 솔선수범의 자세가 더해진다.

강 사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신한금융투자의 비전이 허황된 목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직원들의 몸과 마음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각 부서 직원들에게 목표치를 물어보고 이를 취합해서 3년뒤 순영업수익 1조원이 도출된 겁니다. 사실 제가 보기에도 좀 높은 수치 아닌가 싶어 재확인을 했어요. 그래도 직원들이 할 수 있다고 하길래 그럼 열심히 해보자 했죠.”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기준 업계 6위, 자산규모 12조원의 업계 8위에 올라있다. 국제영업·해외주식 브로커리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회사채 인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리서치 평가에서도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초고액자산가(HNW) 유치 등 자산관리 사업은 다소 약점이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전 사업부문 업계 ‘톱 5’ 달성을 위해 본사영업과 자산관리 영업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고객을 굳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요. 사실 전문가인 직원들이 높은 수익을 안겨다 준다면, 그건 고객들이 찾아오게 만들 수 있죠. 중요한 것은 나는 남과 좀 달라야 한다는 의식과 노력이에요. 여기에 체계적인 교육이 갖춰진다면 수익률이 높아질테고, 높아진 수익률은 입소문으로 퍼지며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지난해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 수준이었지만, 3년뒤인 2015년에는 2배인 10%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리테일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본사와 리테일 사업을 5대 5로 균형있게 가져갈 계획이다. 또 800억원 수준인 자기자본투자(PI)를 일정수준으로 늘리고, 투자은행(IB) 딜과 관련해 상장기업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투자를 진행하고 프라이빗에쿼티(PE) 또는 정책펀드에 유한책임사원(LP)으로의 참여도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강 사장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베트남 PSI증권을 통해 우량 IB딜에 대한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기업공개(IPO), 채권발행, 인수합병(M&A), 사모투자펀드(PEF) 투자자문 등 전 영역에서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PSI증권은 베트남 최대 공기업인 PVN그룹의 자회사로, PVN그룹의 2010년 총매출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24%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와의 합작증권사 설립을 비롯해 그룹차원에서 성공적인 진출 전략을 모색중이다.

강 사장이 취임한 지 100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안팎에서는 이미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조용했던 ‘신한’ 이미지와 달리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덩달아 직원들의 사기도 상당히 높아졌다.     “예전에 비해 많이 바뀌었어요. 지주에서도 비은행 자회사들에 대한 균형성장의 욕구가 강합니다. 신한지주야 다른 지주사에 비해 카드부문이 커서 비은행계열 비중이 높지만, 증권이나 생명 등도 독자적으로 크기를 바라고 있어요. 물론 적극적인 지원과 시너지 창출에도 나서고 있죠.”

그룹 차원에서 고객들을 다른 곳으로 뺏기지 않기 위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증권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증권업계가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지만, 적어도 5년 정도면 업계가 재편되면서 큰 지각변동이 시작될 것으로 강 사장은 예측했다.

“증권사들이 ‘치킨게임’에 들어갔다고 봐야 될 거에요. 하지만 지금 당장 규모의 경제를 키우겠다고 M&A를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M&A로 큰 영광을 볼 수 없다면, 지금은 살아남고 경쟁력을 키우는 게 우선 순위라고 생각합니다.”

▲ 사진=권욱 기자
그는 업계를 시끄럽게 하겠다고 했다. 좀 골치 아프고, 피곤하더라도 업계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사실 증권사의 특성이 ‘리스크 테이킹’이지만 말 뿐이고, 너무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존재해 가만히 있으면 자연적으로 도태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저는 어찌보면 야전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미 야전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그들에게 전의를 불태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전투의욕을 높이고, 전투 기술을 가르쳐 싸워서 이기는 군대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그는 증권사는 사람이 전부라고 여긴다. 이미 업계에서 50여명의 우수인력들을 스카웃했고, 연내에만 100명정도를 더 뽑을 계획이다. “사람을 비싸게 뽑고, 증자하고, 지점확충하고 이런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한다고 해도 승부가 나진 않죠. 결국 증권사로서 성패를 가늠할 승부처는 바로 사람입니다.”   이미 강 사장은 내부적인 성과보상 시스템을 강화하고, 마이스터가 될 경우 14가지의 다양한 혜택을 주도록 했다.  신한 ‘청어람’제도는 도제식으로 6개월간 선배-후배들을 묶어 키워내는 전문가 인력양성 프로그램이다. 멘토-멘티제도는 각 지점에서 특화된 직원들을 본사 담당 부서장 등이 맡아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한다.   “예전 저의 현장경험을 집대성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추가해 세운 이번 경영전략은 이미 90% 이상 성공이라고 자신합니다. 누구나 인정받고 재미가 있으면 하지말라고 해도 하게 되거든요. 자녀교육도 그렇고, 공부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직원들의 동의없이 펴는 정책은 무용지물일 수 밖에 없다는 강대석 사장. 이미 그는 2200명의 우군을 등에 지고 전장에 나선 장수다. 인터뷰내내 아군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지지를 느낄 수 있었기에 7년전 전설은 진행형일 것 같다.    강대석 사장은 누구 1958년 천안 출생인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은 성남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1988년 신한증권에 입사한 이후 인력개발부장, 압구정지점장, 마케팅전략본부 상무 등을 거쳤다. 2002년 굿모닝신한증권 기획본부장(상무이사)을 지냈고 2003년 리테일본부장(부사장)을 2년간 도맡았다. 이후 2005년 KT뮤직 대표이사, 2010년 신성투자자문 대표이사 등을 지낸 뒤 올 2월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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