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내살 떼기는 아까운 법

  • 등록 2012-04-24 오전 8:44:44

    수정 2012-04-24 오전 8:46:02

[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유권자의 힘은 표로 나오고 후보자의 검증은 공약을 통해 이뤄진다. 이것이 선거의 법칙이다. 이 때문에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논쟁이 되는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이를 통해 심판을 받는다. 프랑스는 현재 대통령 선거를 진행 중이다. 지난 주말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1위(28.2%),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2위(27.0%)로 두 사람은 다음 달 6일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

올랑드 후보는 현재 여론조사에서도 10%포인트 차이의 격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랑드 후보가 내건 공약 중 핵심은 바로 작년 말 체결된 유럽연합(EU)의 신재정협약을 재협상해 정해진 긴축보다는 성장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유로존의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자신의 살을 떼기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기존의 정치적 합의가 깨지면 위기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유로존은 와해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은 극대화될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 간밤 위험자산의 가치는 또 하락하기 시작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2.09포인트(0.78%) 하락한 1만2927.17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달러-원 차액결제선물환(NDF)은 1143.90원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2.90원이 상승했다(원화가치 하락).

24일 서울 외환시장도 이 분위기를 따라가 위험자산인 원화의 가치가 하락할 전망이다. 개장부터 달러-원 환율이 1140원대를 넘었을 때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네고물량)가 어느 정도 출현할지 지켜봐야 한다.

프랑스 이외에도 유럽에서는 건전성이 뛰어난 또 다른 국가의 위기가 시작될 조짐을 보였다. 네덜란드 정치권에서 140억유로 규모의 긴축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한 탓에 `AAA`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우려를 낳고 있고 급기야 마르크 뤼테 총리와 내각이 총사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불어 스페인 중앙은행은 올 1분기 중 스페인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선 작년 4분기의 -0.3%에 이어 2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는 셈이다. 실제 오는 30일에 예상과 맞는 수치를 기록한다면 공식적인 경기 침체기에 진입했음을 확인하게 된다. 유럽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오전 8시부터 국무회의가 진행 중이다. 낮 12시에는 은행회관에서 국제금융 임원회의가 열린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3월 신규주택판매와 4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또 초미의 관심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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