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채권브리핑]한가위만 같아라

  • 등록 2011-09-09 오전 9:03:56

    수정 2011-09-09 오전 9:03:56

마켓in | 이 기사는 09월 09일 08시 33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추석(秋夕)이 되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을 한다. 음력으로 8월 중순인 추석이 날씨도 적당하고 수확량이 많아 모두에게 즐거운 날이기에 1년이 늘 이날 같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자급자족하던 과거에야 한가위가 풍성하려면 대풍년(大豐年)이 좋겠지만 지금과 같이 유통시장이 발전한 시기에는 품목별로 고른 수확량과 왜곡되지 않는 유통시스템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좋은 한가위의 필요조건일 것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뭐든지 `최고가 아니더라도 균형잡힌 중간 수준`이 진짜 한가위를 만든다 할 수 있다. 한가위의 또 다른 말인 중추절(仲秋節)과도 잘 어울린다.

시장참가자들에게 채권시장의 현재 모습이 `균형잡힌 중간`의 수준인지 물어보면 쉽게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없다. 단기물 딜러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너무 높다고 하고 단기자금 관리자들은 단기물에 거품이 끼었다고 한다. 상품계정 운용역들은 타국과 비교했을때 아직 금리수준이 내려갈 수 있다고 말하고 투자계정 매니저들은 이 수준에서는 채권매수의 매력이 없다고 불평한다.

국채로 인한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져 정부는 돈을 아낄 수 있게 됐지만 행여나 CD금리가 내려 대출수요가 증가하면 이도 골치아픈 일이다. `채권시장의 정상금리 수준은 어느 선일까`

어느 쪽이 정답이든 9일 채권시장은 추가 강세를 예상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 확실한 경기부양책을 원하던 위험자산 투자자들의 바람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호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현지시간으로 8일 미니애폴리스 경제학 모임에서의 강연에서 "미국의 경제성장과 고용을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부양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기다리던 위험자산 투자자들은 실망했고 채권투자자들은 언제든 추가 양적완화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에 안도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의 만기를 일괄적으로 늘리는 방안과 장기채를 매입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유력한 대책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전일보다 119.04포인트(1.04%) 하락한 1만1295.81로 거래를 끝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06%, 0.78% 떨어졌다. 반면 미국채 가격은 올랐다. 10년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15bp 급락한 2.0%로 사상최저 금리로 마감했다. 5년물도 4bp 하락해 사상최저치였고 30년물은 20bp나 떨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의회 연설을 통해 4470억 달러의 고용창출안과 중소기업의 기업부담 급여세를 절반 줄여주는 감세안 등을 의회에 제안했다. 또 "미국이 국가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의회는 곡예를 멈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미 미 정부와 의회는 지난 8월초 정부의 재정적자 상한선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신용등급 강등`이란 참담한 결과를 낳은바 있다.

유럽위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현지시간으로 8일 기준금리 동결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상-하방 리스크가 균형적이지만, 성장은 하방위험이 아주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 국채의 신용디폴트스왑(CDS)은 240bp 뛴 3045bp를 기록,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세계 시장은 유럽위기의 촉발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전 8시부터 국가정책조정회의가 진행 중이다. 오전 9시30분에는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열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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