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역시 비과세가 지난해말로 종료되면서 세테크 면에서 매력을 잃었고 수익률까지 부진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돈이 들어온 펀드들도 있었다. 삼성그룹주나 공모주, 원자재 펀드 등 수익률이 좋은 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차별화 양상을 나타냈다.
◇ 잦아들지 않는 펀드 환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2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서 총 9조2600억원 가량 순유출됐다. 특히 올들어 코스피지수가 세차례 1700선을 터치했는데 이때마다 국내 주식펀드에서는 환매물량이 쏟아졌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004년이나 2005년 설정된 펀드에서 주로 환매가 일어났다"며 "펀드에 가입한지 5년 정도 된 투자자들이 지수가 오를때마다 환매 욕구를 느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국내 주식펀드의 경우 증시가 조정을 보인 2월과 5월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월간 유입으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해외 펀드는 작년 7월부터 12개월 연속 순유출을 이어갔다.
지난해말로 해외 펀드 비과세가 끝난데다 중국이나 인도 펀드 등에서 크게 데였던 만큼 수익률이 회복될때마다 투자자들은 강한 환매욕구를 드러냈다. 세제혜택이 끝난 해외 펀드 대신 외국계 운용사들이 역외 펀드를 대안으로 내세워 투자자 끌어모으기에 나섰지만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딱히 펀드 환매대금을 투자할 곳은 없고 리스크를 짊어지기엔 여전히 불안한 투자자들이 단기상품에 넣어놓고 투자기회를 탐색한 것이다. 한때 일정 수준의 금리를 보장해주는 증권사의 신탁상품 머니마켓트러스트(MMT)가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투자일임을 하는 증권사의 자문형 랩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 펀드별 차별화..삼성그룹주·원자재 펀드 자금유입
그 와중에서도 일부 펀드로는 돈이 몰렸다. 수익률이 좋은 운용사의 대표펀드나 삼성그룹주 펀드, 공모주 펀드, 원자재 펀드 등이 자금을 빨아들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성장형 가운데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1`로 3480억원이 들어왔다. `트러스톤칭기스칸증권`이나 `한국투자한국의힘증권1`, `삼성스트라이크증권1` 등으로도 상당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삼성생명 등 올해 공모주 시장에 대어들이 등장하면서 공모주 펀드도 인기몰이를 했다. `흥국알토란공모주증권[채권혼합]`에 2000억원 이상 들어왔다.
해외 펀드 중에서는 하이일드 펀드인 `AB글로벌고수익증권`, `JP모간러시아증권(주식)`, `미래에셋차이나업종대표증권2`,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H)` 등으로 돈이 들어왔다.
◇미래에셋 `환매 몸살`..설정액 6조원 감소
운용사별로 희비도 엇갈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작년부터 계속 펀드 환매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미래에셋인디펜던스`나 `미래에셋디스커버리` 등 설정된지 3~5년이 지난 펀드에서 줄기차게 환매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운용 설정액은 올초 54조1500억원에서 이달 21일 48조1900억원선으로 6조원 가까이 줄었다.
수탁고 상위사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주식형 펀드에서는 늘었지만 MMF와 채권형에서 빠지면서 설정액이 7800억원 가량 감소했고 이밖에 슈로더투신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 등에서 자금유출이 컸다.
반면 KB자산운용 설정액은 19조466억원으로 연초에 비해 1조8000억원 증가했고 하나UBS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으로도 돈이 들어와 각각 1조6000억원, 1조2000억원 정도 늘었다.
지난해 펀드 환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MMF로 자금이 몰리면서 삼성자산운용이 미래에셋운용을 제치고 수탁고 1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올들어서는 미래에셋이 1위 고수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가 부동의 3위를 지켰고 KB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이 4~5위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 했지만 6월말 현재 KB자산운용이 300억원 가량 앞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