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혼란에 프랑스 차입금리, 그리스 수준으로

프랑스-그리스 10년만기 국채 스프레드 0%대로 좁혀져
마크롱·내각, 공공지출 삭감-증세 담은 예산안 강행 추진
야당 "강행시 불신임투표 실시"…내각 붕괴 가능성에 차입금리↑
  • 등록 2024-11-29 오전 8:10:21

    수정 2024-11-29 오전 8:10:21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사진= 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이 극심해지면서 프랑스의 국채 금리가 그리스 수준으로 치솟았다.

CNBC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0010%,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030%이었다. 두 국채 간 스프레드(수익률 차이는) 0%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CNBC는 “투자자들이 프랑스 국채에 대해 부채에 시달리는 그리스 국채와 같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국채가 폭락(수익률 급등)한 것은 긴축 예산안을 둘러싼 내각과 국민연합간 갈등이 극도로 고조돼 내각 붕괴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공화당 소속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600억유로(약 88조 26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5% 이내로 줄이기 위해 413억유로의 공공지출을 삭감하고 증세를 통해 세수 193억유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예산안은 하원(국민의회)에서 한 차례 부결된 뒤 상원으로 넘어갔다. 예산안을 하원에 재송부한 뒤에도 재차 부결될 경우, 내각은 헌법에 따라 총리 직권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제1당인 신인민전선(NFP)은 정부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합 역시 불신임투표에서 좌파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프랑스는 지난 6월 총선에서 어느 당·정치연합도 정권을 창출하기 위한 과반 이상의 의석수를 차지하지 못하면서 소수정부가 운영되고 있다. 내년 6월까지는 총 선거가 불가능하다.

안투안 아르망 프랑스 경제장관은 프랑스 방송국 BFM TV에서 “프랑스는 그리스가 아니다”라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프랑스는 경제, 고용, 경제활동 및 매력, 경제적·인구통계적 힘이 훨씬 우월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를 비롯한 다른 유럽 경제권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저축을 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올해 예산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공공부채는 2023년 GDP의 11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내 국가는 예산적자를 GDP의 3% 이내로, 공공부채를 GDP의 60% 이내로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반면 한때 유럽의 돼지들(PIGS, 포르투칼·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의 앞머리말 약자)라고 조롱당했던 그리스 경제는 회복 추세다. 유럽위원회에 따르면, 그리스는 올해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부채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4년 153.1%에서 2025년 146.8%, 2026년 142.7%로 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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