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국내 조각투자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STO 시장의 제도화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이 활성화된 해외 시장에 먼저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초기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처음부터 큰 물에서 시작하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 STO 거래소들도 국내 조각투자업체들에 관심을 보이면서 속속 협업에 나서는 분위기다.
| 지난해 이데일리 주최로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STO 써밋에서 조원동(왼쪽 첫번째) 한국ST거래 대표와 밥 예조담(왼쪽 두번째) INX 부사장, 줄리안 콴(왼쪽 세번째) 인베스타X 대표, 클라우스 스카닝(맨 오른쪽) 디지쉐어스 대표가 ‘급성장하는 토큰증권 시장, 거래소가 나아가야 할 길’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 행사에서 국내 STO 기업들은 해외 기업들과 만나 다양한 협력안을 논의했다. 올해 STO 써밋은 서울 여의도 KRX 컨퍼런스홀에서 8월29~30일 양일간 열린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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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토큰증권발행(STO) 업계에 따르면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을 운영하는 펀블은 지난 5월 아랍에미레이트(UAE) 대표 박람회인 ‘두바이 핀테크서밋’에 참가했다. 조찬식 펀블 대표는 이날 박람회에서 펀블은 K-문화 토큰화를 통한 글로벌 진출방안과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부동산 기반 토큰 증권의 발행 및 거래 플랫폼 확장을 선보였다.
이어 별도의 블록체인 기술 없이도 누구든지 우량한 자산을 토큰화하는 올인원 STO 플랫폼 ‘스플릿(SPLIT)’도 선보였다. 이날 행사 참여를 시작으로 펀블은 MENA(중동·북아프리카) 시장 진출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와 해외 거래소의 협업도 눈에 띈다. 아이티센 관계사 크레더는 말레이시아 디지털자산거래소 그린엑스와 협업하고 있다. 그린엑스에서 거래되고 있는 실물연계자산(RWA)을 골드스테이션에서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달 그린엑스는 크레더가 운영 중인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플랫폼 골드스테이션에 금광 채굴 토큰인 ‘우디가우’(디그니티 골드)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현재 그린엑스와 골드스테이션을 통해 거래할 수 있다. 추후에는 현재 그린엑스에서 거래되고 있는 희토류, 도자기 등 RWA도 골드스테이션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크레더 관계자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그린엑스에서 거래되고 있는 디그니티골드 토큰에 랩(Wrap)을 씌워 골드스테이션에서 우디가우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며 “두 토큰은 같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티센과 크레더는 12일 실물 연계 자산(RWA)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말레이시아 디지털자산거래소 그린엑스에 등록된 상품 중 디지털 아트와 관련된 RWA 상품과 실물을 선보였다. 행사에는 일본 경매 기업 신와옥션 홍콩의 파인아트 자산 관리사 타이산, 말레이시아 케이에스젬스(KSGems)도 참여했다.
싱가포르의 STO 플랫폼 운영사 IX스왑은 한국 조각투자사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엔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 운영사 바이셀스탠다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남아 시장에 진출에 나섰다. 이외에도 관련 업계에 따르면 IX스왑은 바이셀스탠다드 이외에도 다수의 국내 STO 업체들과 사업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국내 STO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해외 진출이 마냥 쉽진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장경필 쟁글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에서 매력적인 투자 상품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조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국가별 금융 규제가 상이한데 이를 준수하는 것은 현지 업체가 아니라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