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점차 뒤로 밀릴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연준 5월 금리인하 가능성도 35%까지 뚝 떨어졌다.
| 달러화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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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오후 5시기준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68% 오른 104.88를 기록 중이다. 3개월래 최고치다.
달러·엔 환율은 150엔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 대비 0.99% 오른 150.82엔을 기록 중이다. 유로화 환율도 올랐다. 1달러당 유로 환율은 0.93유로를 기록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341.3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CPI보고서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1%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3.4%) 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2.9%)를 웃돌았다.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3%의 벽’을 뚫지 못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년 동월 대비 3.9%, 전월 대비 0.4% 각각 올랐다. 전월과 유사한 수치로, 시장예상치(3.7%, 0.3%)를 웃돌았다.
물가가 오른 것은 표면적으론 끈적한(sticky) 주거비 탓이다. CPI가중치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보다 0.6% 올랐고, 전월대비로는 6%나 급등했다. 미 노동부는 주거비가 CPI 상승분의 3분의 2 이상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외 식품가격(0.4%), 의료서비스(0.7%), 자동차보험(1.4%)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거비와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서비스물가인 ‘슈퍼코어 인플레이션’도 ‘쇼크’였다. 슈퍼코어인플레이션은 가격 구성 요소 중 인건비의 비중이 커 고용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영역이다. 마켓워치 계산에 따르면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전월대비 0.9% 올라 2022년 4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전월대비 4.4% 오르며 8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상품과 달리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고 고물가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데이터다.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주거비 영향이 적은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로 산출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물가 둔화 속도가 느려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