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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이 지난달 말 선보인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 2종 ‘가루쌀 휘낭시에’와 ‘가루쌀 식빵’이 지난주께 단종됐다.
이번 가루쌀 베이커리 2종은 연초 정부가 가루쌀 활성화의 일환으로 진행한 제품화 공모에 선정된 제품으로 누적 판매량 2만3000개를 기록했다. 6개월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치는 등 심혈을 기울인 끝에 소비자들의 수요는 확인했지만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가루쌀을 모두 소진하면서 생산 중단이 불가피했다.
해당 공모에는 15곳 식품회사·19개 제품이 선정돼 현재 SPC삼립을 비롯한 6곳의 13개 제품이 상용화됐지만 제품을 구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중소 식품업체인 성심당의 ‘마라미(米)코로케·쉬폰’, 미듬영농조합의 ‘사과·배빵’ 등은 이커머스나 대형마트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4일 해태제과가 선보인 ‘오예스 위드미(with 米)’는 현재 이커머스와 대형마트 등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25만 상자(갑) 한정 수량이어서 꾸준히 소비가 이어진 어려워 보인다.
정부가 작년에 확보한 가루쌀을 공모에 참여한 업체들에 제한 공급하다보니 생산량이 적어 대량 납품을 담보해야 하는 이커머스나 대형마트 입점이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가루쌀 수확을 앞두고 있고 향후 재배 농가도 확대할 방침인 만큼 수급 상황은 차츰 나아질 것”이라며 “수급 안정화에 따라 제품 생산량도 늘면 판로도 자연스럽게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식품업계는 가루쌀 수급이 어려우면 제품 생산 공백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부 기업의 경우 정부가 제시한 시제품 출시 완료 시점(10월)을 넘겨 내년께 출시해도 되겠냐는 요청을 정부에 전달한 곳들도 적지 않다. A사 관계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에 따라 최근 소비자들이 가루쌀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맞다”면서도 “제품 생산·판매가 지속되지 못하다보니 소비자 관심이 시들해질까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가루쌀 가격 또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선택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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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의 ‘비락식혜’나 웅진식품의 ‘아침햇살’, 막걸리 제조업계는 최근 우리 쌀 소비 촉진과 관련 정부의 별다른 제안은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웅진식품은 최근 SPC 던킨과 손잡고 우리 쌀을 활용한 ‘아침햇살 쌀꽈배기·크런치 쿨라타’ 등을 선보이는가 하면 팔도 역시 내년 유명 우리쌀과 협업한 비락식혜 출시를 고민하는 등 자발적으로 우리쌀 소비 촉진에 나선 상황이다.
B사 관계자는 “가루쌀이 쌀 가공식품 생산에 한 획을 그은 것은 분명하나 아직 풀어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식음료업계는 다양한 우리쌀 관련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도 우리쌀 소비 촉진에 조금 더 관심을 보이면 좋겠다”며 “가루쌀 관련해서도 이번 공모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제품 개발을 상시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