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블리미드는 미국 제약사 세엘진(Celgene)이 개발해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약물이다. 2019년 BMS가 세엘진을 합병하면서 레블리미드를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시장이 점차 새롭게 재편될 것이란 예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내외 제네릭 개발 업체들이 차별화된 가격 등의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 재편에 힘쓰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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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레블리미드 퍼스트 제네릭 출시, 유럽도 제품 속속 추가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1년 레블리미드의 전 세계 매출액은 128억 달러(한화 약 15조6000억원)다. 가장 큰 미국 시장 내 매출액은 87억 달러(약 10조 6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테바 파마슈트컬스(테바)가 레블리미드의 퍼스트 제네릭을 판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레블리미드 특허는 2027년에 만료되지만 제한된 양으로 제네릭을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테바와 BMS가 합의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인도 낫코파마도 동종의 퍼스트 제네릭을 미국에서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BMS 측이 인도 선파마, 닥터레디스, 시플라 등과도 레블리미드 제네릭 관련 특허 사용을 합의한 바 있어 향후 관련 제품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레블리미드 제네릭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9년 미국 제약사 알보젠이 동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레블리미드의 퍼스트 제네릭을 출시했다. 지난 2월 스위스 노바티스의 관계사인 산도스와 독일 스타다 아르즈네미텔도 유럽에서 각각 레블리미드의 제네릭 버전을 출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바와 산도스 등은 당장 판매 수익을 올리기 보다 환자에게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레베카 군테른 산도스 대표는 “레블리드 제네릭인 ‘레날리도마이드 산도스’를 발매해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시장에 다양한 약물이 있어야 약물이 적정한 가격을 형성할 수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환자가 약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5파전 양상...보령제약, 최저가 내세우며 공략 시도
BMS는 2009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레블리미드의 승인을 받아, 매해 200억~300억원 가량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아직 이를 위협하는 관련 제네릭 제품은 국내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기준 레블리미드의 매출은 88억원으로 부동의 1위다. 오리지널 약물이 같은 기간 레날로마(10억원), 레날리드(1억4341만원), 레날도(7542만원) 등 제네릭의 매출액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이달부터 레블리미드와 그 제네릭 경쟁이 본격적인 5파전 양상으로 펼처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약제급여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 일부 개정’에 따르면 레블리킨이 최저가로 보험 등재됐기 때문이다.
현재 레날리도마이드 성분 10㎎ 을 포함할 경우 약물별 금액을 보면 레날도는 8만6000원, 레블리미드가 8만4975원 수준이다. 레날로마(7만1874원), 레날리드(5만1472원)는 다소 가격이 낮다. 최근 10㎎ 레블리킨은 레날리드보다 1원 내린 가격으로 보험에 등재됐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우리 제품의 용량별 가격이 오리지날 보다 2~3만원가량 낮다”며 “가격경쟁력과 함께 효능 상 차이가 크지 않은 제네릭은 영업력이 중요하다. 항암제 영업을 부문급으로 따로 운영하는 회사는 우리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도 항암제 관련 자체 개발 제네릭이나 타사의 제네릭 제품의 판매를 맡아 매출신장을 이룬 기록이 있다”며 “특유의 영업마케팅망을 활용해 레블리킨의 매출을 올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동제약과 보령제약은 BMS가 레블리미드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 등에 3차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포말리스트(성분명 포말리드마이드)’의 제네릭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일 양사는 포말리스트의 특허 회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특허를 회피했지만 아직 포말리스트 제네릭의 출시 시점은 미정인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