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5% 하락시 지방 저가주택 보유가구 5% 대출상환 위험"

KDI,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
지방 3억 이하 주택, 고LTV 비중 3.4% 달해
"가계 대출원리금 상환 한계 도달 우려"
  • 등록 2022-02-06 오전 10:28:47

    수정 2022-02-06 오후 9:20:29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집값이 하락하면 지방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저가 주택을 구입해 보유한 가구 중 5%는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 본 도심아파트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비수도권 3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2020년 기준 LTV가 80% 이상인 고(高) LTV 가구 비중이 3.4%에 달했다. 해당 주택 가격이 5% 하락한다면 고 LTV 가구 비중은 5.1%까지 올라간다.

KDI는 주택 가격 하락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했다. 주택가격이 각각 1%, 3%, 5% 하락할 경우를 상정하고 지역별(수도권·비수도권), 주택 가격 구간별(공시가격 3억원 이하·9억원 이상)로 나눠 LTV 변화를 추정한 것이다.

송인호 KDI 선임연구위원은 “대출 비중이 높은 고 LTV 가구의 경우 가계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한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비수도권은 수도권과 비교해 주택시장이 취약한 만큼 가격 하락기에 낙폭이 더 크게 나타나므로 빚을 많이 끌어다가 지방에 집을 산 사람일수록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비수도권 저가주택 보유 가구 가운데 LTV가 60% 이상∼80% 미만인 가구 비중도 19.3%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방에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저가 주택을 보유한 가구 가운데 약 4가구 중 1가구(24.4%)는 LTV가 60%를 넘어간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 가격 하락과 금리 인상이 겹치면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지방에 집을 산 가구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KDI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신규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19.2%에 그쳤다. 대부분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만큼 금리가 올라갈수록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지는 구조다.

반면 수도권 저가 주택을 보유한 가구 가운데 LTV가 80% 이상인 고 LTV 가구 비중은 1.3%에 그쳤고, 주택 가격이 5% 하락하더라도 고 LTV 가구 비중은 1.5%에 그칠 것으로 추계됐다. 수도권이나 고가 주택의 경우 대부분 담보 대출이 막혀 있다 보니 LTV 비중도 높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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