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이달 글로벌 증시가 지난달 하락분(-4.2%)을 상회하기 시작한 가운데 미국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과 부채 한도 유예 법안이 통과되면서 진정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달 말 산적한 이벤트가 있어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25일 “미국의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한 후 예상치를 일부 상회하는 일부 기업의 실적 호조세가 증시 반등을 뒷받침했다”면서 “10월 마지막 주는 이런 증시 분위기에 반전이 찾아올 수 있는 시점으로 선진국에서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 법안의 의회 통과 여부, 신흥국에서는 중국 헝다 그룹의 디폴트 우려가 중심 변수가 되면서 전반적으로 눈치보기 장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전 세계 증시 가늠자인 미국 증시가 정책 불확실성 완화를 바탕으로 이달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남아있는 관문인 인프라 투자 법안 처리에 따라 반등에서 상승으로 전환할지, 다시 반락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 연구원은 “짧게는 10월 마지막째주, 멀게는 11~12월 증시 향방을 결정할 변수인 만큼 현재 진행 상황과 예상되는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부채 한도 유예 법안의 의회 통과가 확정된 후 민주당은 인프라 투자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휴먼 인프라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당초 3조5000억 달러 규모를 1조 7000억~1조 9000억 달러로 축소해 의회 처리를 추진한다.
문 연구원은 “공화당과 민주당 내 중도파가 코로나19 부양책으로 커진 재정 부담과 유동성 추가 공급이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어 규모 축소를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두 집단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는 절충안인 만큼 10월 말 인프라 투자 법안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헝다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재부각되는 시점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헝다그룹은 지난달 23일 지급하지 못했던 달러 채권 이자를 지난 21일 지급하면서 급한 불은 일단락됐다.
다만 지난달 29일과 이달 11일 지급하지 못한 달러화 채권 이자의 유예기간이 연속적으로 대기하는 점에서 유동성 위기는 계속 거론될 수밖에 없다는 게 문 연구원 분석이다.
그는 “헝다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꺾이려면 자산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한다”면서 “이달 말과 29일 각각 미 인프라 투자법안 처리 시한과 헝다 그룹 달러 채권 이자의 지급 유예 기간이 맞물려 있는 만큼 결과 여부를 확인하고자 하는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