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가능한 매물이 있느냐는 문의가 가장 많다. 살까말까 고민하던 사람들이 빨리 매수를 결정하는 분위기다.”(강남구 대치동 C공인중개사무소)
잠실·삼성·청담·대치동 아파트 매물이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대다수가 전세 낀 매물로 ‘갭투자’를 노린 매수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오는 23일부터 토지거래허가제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은 아파트 갭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규제 시행 전 갭투자 막차를 타겠다는 전략이다.
리센츠 아파트, 심지어 2억 뛰었다
21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 매물시장에 나온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아파트(전용 79㎡)는 2시간만인 오후 4시에 계약이 성사됐다. 현재 세입자가 입주해있는 전세 낀 매물로, 갭투자가 가능한 계약 조건이다. 매매가는 17억 5000만원으로 7억원의 전세 보증금을 제외하면 10억 5000만원의 현금이 필요한 아파트다. 해당 매물을 거래한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지정되면 전세 낀 매물은 매매가 금지된다”며 “6·17 대책 전에 나온 매물은 이미 다 소진됐고, 이후 시장에 나온 아파트 매물은 나오자마자 팔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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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엘스 인근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책 이후 이미 나와 있는 약 20개의 매물이 단 며칠만에 소진됐다는 게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대부분이 전세 세입자가 이미 있는 아파트다.
심지어 직전 거래가보다 2억원 높은 가격에 급하게 매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책 발표 다음날인 18일 리센츠 전용 84㎡짜리 아파트가 21억원에 거래, 직전 거래가 19억 1000만원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에 매매가 성사됐다. 잠실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팔리는 속도가 한창 지난해 말 성수기 때와 버금간다”며 “전세가 끼어있는 아파트가 입주 가능한 아파트보다 월등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23일부턴 급반전…매물 가뭄 불가피”
다만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는 23일 이후부터는 상황이 완전 딴 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거주 아니고선 허가를 받아도 살 수 없고, 실수요자라해도 아파트 값이 대부분 15억원 이상이라 대출이 나오지 않아 전세 보증금 없이 전액 현금으로 사야 한다. 심지어 경기침체와 부동산 대책으로 매수 심리가 크게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잠실이나 삼성동 쪽 지역이 개발 호재로 최근 가격이 급상승했다”며 “토지거래허가제로 투자 과열 분위기가 잡힐 것”으로 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으로 더이상 투자수요는 빠져 나갈 구멍이 없다”며 “문제는 규제효과에 가격 상승 피로감 등이 더해지면 급격한 시세 추락 속 경기침체 속도도 빨라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