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를 키우는 경제지표]`외국인 오나, 안 오나`…EMBI 스프레드로는 멀었다

`신흥국 위험` EMBI스프레드 높아…위험자산 회피 심리 강해
  • 등록 2020-05-09 오전 8:00:00

    수정 2020-05-09 오전 8: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 저점에서 35% 넘게 회복하며 1950선에 육박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감감무소식이다. 외국인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계감이 가장 커졌던 3월, 코스피 시장에서 12조5500억원을 내다 팔았고 4월엔 4조원을 순매도했다. 매도세가 대폭 줄어드는 것 같더니 이달 들어 4거래일밖에 안 되는 기간 무려 1조5300억원을 팔아치웠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확진자 증가 수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1분기 기업 실적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도 외국인은 거칠게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느냐 아니냐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가 ‘이머징채권금리(EMBI·Emerging Market Bond Index) 스프레드’다. EMBI지수는 JP모건이 신흥국 정부가 발행한 달러화 표시 채권, 유통 채권을 대상으로 해당 채권의 가산금리를 거래액 기준으로 가중 평균해 지수화한 것이다.

EMBI 스프레드는 신흥국 정부채 금리와 미국 국채 금리 간 차이를 보여준다. EMBI 스프레드가 커지면 미국 대비 신흥국 금리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스프레드가 낮아지면 신흥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스프레드가 커지면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졌단 것이고, 스프레드가 좁혀지면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졌단 뜻이다.

최근 EMBI 스프레드는 5.50%포인트 수준이다. 1년 평균치 3.74%포인트보다 높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EMBI 스프레드는 상승분의 30%도 채 되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코로나19에 따른 신용위기나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무제한 돈 풀기에 회사채 매입 등 강력한 정책이 나왔고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도 둔화하면서 경제 재개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신흥국은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한 데다 경제 봉쇄령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무방비로 노출된 인도는 5월 17일까지 봉쇄령을 연장키로 했다. 신흥국도 경기침체 우려에 금리를 내렸으나 통화가치가 하락,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유국들은 유가 급락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인도 루피화는 1달러당 75루피 수준으로 올랐고 브라질 헤알화도 5.8헤알로 상승했다. 작년 말 대비 각각 5%, 45%나 급등했다. 연 저점 대비 주가 회복세도 국내 증시 대비 낮은 편이다. 인도 센섹스 지수와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연 저점 대비 20%대 반등하는 데 그쳤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브라질에 대한 신용등급(BB-)을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우리나라는 인도, 브라질 등의 신흥국과는 상황이 다르나 자본 유출입이 자유롭고 유동성이 풍부한 신흥국 대표 국가라는 점에서 여타 신흥국의 상황이 개선돼야 EMBI 스프레드가 좁혀지면서 외국인 시각도 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는 해외 지수 산출기관 FTSE 지수에선 선진국에 속하나 추종자금이 훨씬 더 많은 MSCI에선 여전히 신흥국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의 경제 정상화가 증시 하단을 지지하겠으나 신흥국 기업의 이익 둔화 가시화가 높다”며 “경제 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6월까지는 상승 탄력이 다소 약해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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