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연금복권, 일확천금 아닌 사회 안전망

  • 등록 2020-04-21 오전 6:00:00

    수정 2020-04-21 오전 6:00:00

[구윤철 기획재정부 차관] 우리나라 중장년은 무엇에 가장 관심이 많을까? 그 중 하나가 안정적인 노후준비일 것이다. 최근 주변에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를 보면서 ‘나도 퇴직이후 인생을 미리 준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중장년은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돌봐야하는 ‘이중부양’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제2차관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장년의 39.5%가 자녀와 노부모를 함께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약 120만원을 부담했으며, 이는 전체 가계소득의 17.7% 수준이다. 이렇다보니 정작 본인의 미래설계를 위한 자금은 저축할 수가 없다.

게다가 우리의 기대수명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1970년 62.3세인 기대수명이 이후 매년 증가해 2009년 80세를 돌파했고, 2018년 82.7세가 되었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7.5세로 홍콩,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된다는 전망도 있다. 이렇게 우리의 수명은 계속 늘어나는데 중장년의 노후준비는 많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그들은 은퇴 이후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복권도 하나의 도움이 될 수 있겠다. 흔히 복권하면 로또, 즉 일확천금을 생각하기 쉽지만, 당첨금을 연금처럼 지급하는 복권도 있다. 현재 1등 당첨자에게 500만원씩 20년간 지급하는 ‘연금복권520’이 있다. 이 상품은 2011년 7월 고령 사회를 대비해 국민의 안정적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처음 6개월은 연금형 복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 상품이 매진까지 되었다. 그러나 점차 매출이 감소하여 2014년 이후 30% 정도만 팔리고 있다. 1등 당첨금이 로또복권의 50% 수준이고, 당첨확인도 복잡하다보니 소비자 관심이 서서히 멀어졌다.

이에 정부는 9년 만인 금년 4월 30일 신상품인 ‘연금복권 720+’를 출시할 예정이다. 우선 소비자 선호를 반영해 상품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그동안 제기되어온 구매자 불편사항을 개선했다. 특히 그간의 국민소득 증가, 해외 유사 연금형 상품 등을 고려해 1등 당첨금을 매달 700만원으로 상향했다. 소비자가 쉽게 복권을 즐길 수 있도록 추첨방식을 간소화하고, 소비자 구매 편의를 위해 인터넷 구매 방식도 개편했다. 특히 복권의 연금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당첨자 수를 종전 연간 104명에서 1040명으로 10배 확대함으로써 연금복권이 상품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했다.

지난해 안타까운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로또당첨금으로 인한 가족 간의 불화를 다루는 내용이었다. 아무래도 일시금으로 받은 고액당첨금은 낭비할 가능성이 많고, 주변의 관심으로 인해 관리도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연금복권은 매월 당첨금이 20년간 지급되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가능하다.

이번 ‘연금복권 720+’가 우리사회의 중심에서 바쁘게 하루를 사느라 미래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중장년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국민들에게 당첨되면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톡톡하게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연금복권의 상품 구매력이 늘어나서 로또복권으로 쏠려 있는 복권시장의 균형 발전에도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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