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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B부품사 대표도 “주변 업체 80% 이상이 이번 추석에 상여금을 줄 형편이 안 되는 것으로 안다”며 “안주는 게 아니라 못주는 것”이라며 한탄했다. C업체 대표는 “경기가 어려워 선물 정도 지급할 생각”이라면서 “내년에 또 최저임금이 오르면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근로자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 보니, 각종 수당을 삭감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섬유제조업체를 다니는 박모씨는 “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회사가 대대적인 경비절감에 나서면서 매년 지급하던 30만원의 상여금마저 사라졌다”며 “고통분담이라는 데 일방적 통보에 가깝다. 임금이 맞지 않으면 나가라는 식”이라고 억울해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 부담 가중…기업 따라 ‘양극화’
최대 명절인 추석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 기업들 중 절반 이상은 넉넉하지 않은 자금사정으로 명절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기업들이 별도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없애거나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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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 계획이 없다는 기업 대부분(35.1%) 선물 등으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1인당 평균 예산은 6만원 정도였다. 이어 ‘지급 규정이 없어서’(29.8%), ‘지급 여력 부족’(28.7%), ‘불경기로 사정이 어려워서’(20.9%), ‘성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8.2%) 등을 이유로 꼽았다.
상여금 지급액만 놓고 볼 때 기업 형태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평균 119만원에 달한 데 반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76만원과 59만원으로 2배가량 차이가 났다. 지역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업체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들, ‘경제엉망’ 추석특수 기대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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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관계자는 “보통 추석이 있는 9월은 휴가철인 8월에 비해 전망치가 최대 10포인트까지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밥상물가도 급등…주머니 사정 더 팍팍
올 여름 폭염과 가뭄·집중호우 탓에 밥상물가가 급등하면서 직장인들의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 3일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사과(최대 59.2%)·배추(72.3%) 등 농산물 가격이 지난해 평균보다 크게 올랐다.
1일 기준 사과(10㎏)의 도매가는 후지(31%), 아오리(49%), 홍로(59.2%) 등 품종을 막론하고 지난해 평균 대비 값이 뛰었다. 배(상주 원황배·15㎏)는 24.1% 가격이 올랐다. 배추(72.3%)·당근(122.8%)·대파(74.8%) 등 주요 농산물 가격도 작년 평균보다 비싸졌다. 최저임금 인상과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로 올해 주요 식품업체들도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최소 22개 업체가 최소 28개 품목의 가격을 올렸으며, 최대 200여개 상품 가격이 인상됐다.
차례상 물가도 전년보다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은 4인 가족 기준으로 30만 원가량으로 지난해(24만9000원)보다 20%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