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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전망을 할 때 하락론자와 상승론자가 각각 꺼내드는 주요 논거다. 그런데 이같은 집값 전망 근거에 대한 수정이 필요할 것 같다. 인구 감소에도 1~2인 가구가 늘면서 가구 수가 늘어났지만, 주택 수는 이 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에서 80만 3238호의 주택이 지어졌다. 연평균 6만 1787호가 공급된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가구 수는 48만 33가구 늘어났다. 주택 공급만 따지면 늘어난 가구보다 주택이 약 167% 더 많이 공급된 셈이다.
주택 공급 수 증가를 이끈 것은 전용면적 60㎡ 미만의 소형주택이다.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소형주택은 연평균 1만~2만호 수준에서 공급됐다. 그러나 2011년부터 3만호를 넘어서더니 2012~2017년까지는 공급량이 연 4만~5만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용 60~85㎡ 이하 중형주택과 전용 85㎡ 초과 대형주택 공급 가구 수는 다소 줄었지만 소형주택이 압도적으로 더 많이 늘면서 공급 공백을 메웠다.
이에 맞춰 주택 크기는 점점 더 작아졌다. 이달 분양을 앞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중흥 S-클래스’는 일반분양 물량 174가구 중 41가구를 초소형 평형(전용 24㎡ 33가구, 전용 28㎡ 9가구)으로 구성했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분양한 ‘방배 서리풀 서해 그랑블’에서도 전용 39㎡ 6가구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주택 수 통계에 잡히지 않은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고려하면 소형주택 공급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서울지역 가구 수가 무한정 계속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통계청의 ‘2015~2045년 시·도별 장래가구 추계’ 자료에 따르면 서울은 가구 수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줄고 있다. 통계청은 서울 가구 수가 2015년 기준 377만 5000가구에서 2022년 379만 7000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차츰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서울 가구 수는 2016년을 기준으로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연평균 4만여가구씩 늘어나던 서울 가구 수는 2016년 1만여가구 증가했고 2017년에는 1995가구 늘어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