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유전자치료제…옵션 넓어지는 퇴행성관절염 치료법

인공관절수술 나이 될 때까지 약으로 버티던 과거
약 이후 선택할 옵션 늘어나 삶의 질 올라가
  • 등록 2017-11-12 오전 10:13:03

    수정 2017-11-12 오전 10:13:03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기존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진통제, 증상이 아주 심하면 수술이었다. 진통제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없애기는 하지만 연골 마모 자체는 늦추거나 멈출 수 없다. 진통제를 먹으면 속쓰림 같은 부작용이 잘 생겨 환자들이 참다참다 못 참을 정도가 됐을 때 진통제를 써 효과가 별로 없었다. 진통제가 듣지 않을 정도가 되면 히알루론산이나 스테로이드 주사, 혹은 미세천공술이나 연골이식수술을 한다. 히알루론산은 관절의 윤활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 번 주입하면 수개월 동안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지만 의학적으로 효과를 인정받지는 못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내긴 하지만 일시적으로만 효과를 볼 뿐이고 자주 쓰면 스테로이드 자체가 연골을 손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연골에 미세한 구멍을 내 연골이 이를 메우는 미세천공술이나 다른 연골조직을 이식하는 수술도 처음에는 효과가 있지만 일시적일 뿐이다.

이런 치료법은 보통 관절염이 생기기 시작한지 1~2년 안에 쓴다. 치료를 하고 관리를 잘 하면 증상의 진행을 늦출수는 있다. 하지만 멈추지는 못한다. 연골은 혈관이 없어 영양분 공급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절염은 한 번 생기기 시작하면 정도의 차이일 뿐 악화될 수밖에 없다.

연골이 모두 다 닳아 관절끼리 맞닿게 되면 결국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한다. 인공관절수술은 손상된 연골과 관절조직을 잘라내고 세라믹이나 금속 재질의 인공관절을 뼈에 붙이는 것인데 각도와 크기 위치가 정확히 맞지 않으면 오히려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하게 된다.

인공관절의 가장 큰 약점은 내구성이다. 기술이 좋아졌다고 해도 인공관절의 수명은 15~20년에 불과하다. 그 시간이 지나면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재수술을 할 필요가 없는 65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권장한다. 문제는 그 이하의 비교적 젊은 환자들이다. 지금까지는 되도록 움직임을 줄이면서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할 상태가 될 때까지 진통제로 버티는 게 최선이었다.

2012년 나온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에 이어 올해 선보인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옵션을 늘리고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둘은 기존 약물치료는 효과가 없고 인공관절수술을 받기에는 아직 이른 환자들이 대상이다. 또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 있을 때 받아야 효과가 더 좋다.

카티스템은 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시키기는 하지만 관절에 직접 넣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 연골이 자라면 20~30대 연골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 인보사는 수술이 필요 없이 무릎에 주사만 맞으면 2년간 효과가 지속된다. 이런 새로운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있다. 한 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기존에는 중기 단계의 환자들에게 딱히 해줄 치료법이 없어 사실상 갭이 존재했다”며 “국내에서 개발된 새로운 치료제들이 그 간격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태별 퇴행성관절염 정도(1~4단계)
퇴행성관절염 정도에 따른 치료법

1단계(관절강의 협착, 골극, 마찰음이 의심되는 정도. 약간의 통증은 있지만 걷는데 문제 없음)-생활습관 교정(체중 줄이고 무리한 움직임 삼감), 진통제

2단계(확실한 관절강의 협착 확인. 경사진 곳 걸을 때 무릎 통증 느낌)-진통제, 히알루론산, 스테로이드, 미세천공술, 줄기세포수술, 유전자치료제 시술

3단계(다발성 골극, 확실한 관절강의 협착, 골미두 변형. 평지 걷기 힘듦)-진통제, 히알루론산, 스테로이드, 미세천공술, 줄기세포수술, 유전자치료제 시술

4단계(수많은 골극, 뚜렷한 관절강의 협착, 중증의 골경화증, 골미두 변형. 일상생활 어려움)-진통제, 줄기세포수술, 인공관절치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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