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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기간 일몰을 앞두고 서울지역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속도에 박차를 가하면서 하반기에도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도 서울 강남구와 강동구 등지는 재건축 추진 단지의 이주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세입자라면 대규모 단지가 많이 들어서는 수도권 2기 신도시 지역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 1364가구다. 이는 올 하반기 서울에서 이주하는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가 3만 여가구에 달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물량이다. 이 가운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 70%가 넘는 2만여가구의 이주 수요가 몰려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은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 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500가구 이상으로 단지 규모가 큰 입주 아파트를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입주 시점이 다가오면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를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114애 따르면 올해 1~5월 동안 서울에서 전월세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아파트는 지난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동구 고덕래미안 힐스테이트였다. 이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568건(월세 114건, 전세 454건)으로 전체 가구 수(3658가구)의 15.5%를 차지했다.
올 하반기 서울에서 입주 물량이 가장 나올 지역도 강동구(1686가구)다. 그러나 강동구는 5930가구의 매머드급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아파트가 내년 1월까지 이주를 하는 데다가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860가구)와 길동 신동아 1·2·3차(1200가구)도 이주를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어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전세수요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산 뒤 집값이 오르면 되팔아 시세 차익을 올리는 투자 방식)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 역시 전월세 공급이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개발 호재가 있어 향후 집값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에서 이 같은 투자가 많이 이뤄진다.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이슈가 있는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창동·상계 신경제 중심지 개발과 재건축 이슈가 있는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좀 더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다면 경기도 2기 신도시나 공공택지지구로 눈을 돌릴 만하다. 경기도는 올 하반기 일반아파트(임대주택 제외) 입주 물량은 6만 6000여가구로 2004년 하반기(7만 5983가구) 이후 13년 만에 최대다. 특히 화성·시흥·수원·용인·평택시 등 남부 지역에 많이 몰려 있다.
시흥시에서는 반월시화지구 공단이 위치한 배곧신도시를 비롯해 은계보금자리지구와 목감지구에서 올 하반기 아파트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배곧신도시 시흥배곧한라비발디캠퍼스1차는 2701가구로 경기도에서 하반기 입주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오는 12월에는 시흥배곧호반베르디움(1420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경기도 신도시나 택지개발지역의 경우 입주 물량이 많은 데다 교통망도 이미 상당히 갖춰져 있는 만큼 대안 주거지로 고려해볼 만하다”며 “탈서울 수요가 이어지면서 이 일대 전셋값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