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과의 대화]이상한 한성대총장 “대학발전, 교육으로 승부”

대학구조개혁평가 하위등급···“재임 중 전화위복 계기 만들 것”
“야간학과 선발인원 올해 기준 620명서 500만 미만으로 감축”
“사회교육원·대학·대학원 연계된 한성대 대표 교육과정 육성”
  • 등록 2016-03-28 오전 8:10:42

    수정 2016-03-28 오전 8:40:51

이상한 한성대 총장은 재임 중 대학을 대표할 교육과정 5~6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사진= 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지난 10일 취임한 이상한 한성대 총장은 구성원들에게 ‘위기를 기회로 만든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한성대는 지난해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았다. 이 총장은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해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D플러스’ 등급을 받아 학교가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위기는 곧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재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재정확충을 위한 노력에 주력할 것입니다.”

“우수한 교육과정 개발해 수익까지 창출”

이 총장은 재정확충에 대한 해답을 ‘교육’에서 찾았다. 사회수요가 높은 교육과정을 만들고 이를 통해 수익까지 창출하겠다는 생각이다. 한성대가 강점을 가진 분야를 활용, 해외에서도 학생들이 찾아오는 질 높은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지금은 학부 교육만으로는 대학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강점을 가진 학문분야가 있다면 이를 교육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사회교육원을 통해 일반인부터 찾아와 배우도록 해야 합니다. 학부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본이고 이를 대학원 석·박사과정까지 연계시켜 대학원생 확충까지 이어져야겠지요.”

이 총장은 지난달 1일 공식 임기 시작 후 교수들에게 ‘사회수요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을 만들어보라’고 요구하고 있다. 소속 학과가 강점을 갖고 있다면 교수들이 나서 이를 교육과정으로 증명해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교육원에서는 평생교육을 원하는 일반인을 유치하고, 대학원을 통해서는 관련 석·박사과정 학생을 충원하겠다는 뜻이다. 학부과정을 비롯해 대학원과 평생교육원까지 학생 충원율을 높이면 대학의 재정도 그만큼 탄탄해진다.

“임기 중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언어교육원·대학원(일반대학원·특수대학원) 등에서 장단기 교육과정을 개설해 2020년까지 12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평생교육원과 대학, 대학원이 연계된 교육프로그램이 구축되면 특성화와 수익이 동시에 창출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교육원에서는 지금 당장 대학에 들어갈 실력은 안 되지만 실무에 재능 있는 학생을 유치해 재정확충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총장은 한성대가 태국의 대학에 한국어교육학과를 개설한 경험을 소개했다. 한성대는 2006년 태국 치앙마이대 한국어과 개설에 도움을 준 데 이어 2014년엔 우트라딧라자팟대 한국어교육과 설치를 지원했다. 일부 대학에선 국문과를 폐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이 총장은 오히려 한성대 국문과를 한국어교육에 특화된 학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태국의 대학에서 한국어교육과 개설을 지원했는데 개설된 학과가 현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이를 석·박사 과정까지 연계해 태국 현지에서 한국어학과를 졸업한 학생을 한성대로 데려와 대학원에서 석·박사 교육을 시키고 이들이 다시 현지 한국어 교사로 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현지 한국기업과 연결해 취업까지 연결되는 교육과정도 가능합니다. 태국 인근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 같은 교육모델을 확산시키면 한성대의 국문과나 한국어교육은 대학을 대표하는 특성화학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 확충···해외 유학생 유치에도 팔 걷어

이상한 총장은 서강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9년부터 27년간 한성대 교수로 재직했다. 특히 1998년부터는 한성대 사무처장·교수협의회장·교무처장·대학원장 등의 주요보직을 거쳤기 때문에 누구보다 대학 내부사정에 밝다. 특히 대외적으로는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로 활동하면서 저소득층 주거복지를 위해 기부금을 모금한 경력도 있다.

“기본적으로 동문을 대상으로 한 대학발전기금 모금에 나서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대학을 만들지 못합니다. 대학의 본질에 맞게 특화된 교육과정을 만들고 이를 통해 학생이 찾는 대학으로 거듭나 수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앞으로 5~6개 분야에서는 한성대를 대표하는 교육과정을 임기 중 개설하고 싶습니다.”

해외 유학생 유치를 위해 교내 기숙사도 확충할 방침이다. 향후 2년간 2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기숙사를 확충하고 재학생 대비 기숙사 수용률을 지금의 3.3%에서 1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공간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지하캠퍼스 개발도 추진한다.

“종합관 지하캠퍼스에는 대규모 상업시설보다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스터디라운지, 창업라운지, 잡카페, 세미나실 등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교육공간과 심신을 단련시킬 수 있는 체육공간, 그리고 캠퍼스 내 부족한 주차공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규모 주차시설 등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하에 대규모 주차시설을 확보함으로써 지상에 차가 없는 보행자 우선의 안전하고 쾌적한 녹색캠퍼스를 구현하겠습니다.”

한성대는 서울시내에 대규모 야간대학을 운영하는 유일한 대학이다. 2016학년도 기준으로 전체 입학정원 1487명 중 41.6%(620명)를 야간과정으로 선발했다. 이 총장은 이에 대해서는 일부 정원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야간학과는 본래 특성화고를 졸업한 재직자나 사회적 경험은 있으나 전문지식이 없는 고졸 재직자, 그리고 평생교육 차원에서 새로이 전문성을 갖추려는 성인(재직자)들에게 열려있는 학위과정입니다. 그러나 야간학위과정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50% 이상이 고교 졸업(예정)자로서 설립취지가 퇴색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 대학의 전반적인 학력수준을 낮추는 단점도 노출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간과정은 1000명, 야간과정은 500명 미만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야간학과는 점진적으로 성인(재직자) 학습자 대상 교육과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야간학과 유지하되 정원 감축 예정”

한성대는 지난해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 플러스’ 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2017학년까지 입학정원이 10%를 감축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원 8.4%에 해당하는 160명을 줄였고 내년 입시에서 나머지 22명의 추가 감축이 남았다.

“대학 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고 나서 대학본부 차원에서 총장과 보직교수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여기에서 1주기 평가결과를 분석하고 대응전략을 수립해 2주기 평가에서는 반드시 상위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총장은 교육과정의 질을 높여 임기 중 서울의 명문 교육중심대학으로 재도약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 총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 위기를 기회로 만든 총장으로 기억된다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한 총장은 1989년부터 한성대 교수로 재직하며 사무처장·교수협의회장·교무처장·대학원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사진= 김정욱 기자)
이상한 총장은...

1952년 부산 출생이다. 서울고와 서강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한성대 교수로 재직했다. 지금까지 교내에서 사무처장·교수협의회장·교무처장·대학원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대외적으로는 저소득층의 주거정책에서 족적을 많이 남겼다. 국토해양부 국민주택기금 운영위원, 주거복지연대 이사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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