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라는 청년 실업률 실제로는 23%

  • 등록 2015-07-23 오전 6:00:06

    수정 2015-07-23 오전 8:22:20

[세종=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지윤(27) 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 씨는 4개월 전 다니던 게임 개발 회사가 폐업한 후 고모가 운영하는 이 편의점에서 평일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일한다. 주 30시간 근무하는 셈이다. 그는 낮에는 학원과 독서실을 오가며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사실상 실업자’다.

그러나 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실업률에 이 씨는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 통계상으론 이 씨처럼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불완전 취업자’도 취업자로 분류돼 실업률 산출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통계와 현실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것이 ‘고용보조지표3’이다. 이 지표는 일하고 싶은 욕구가 완전히 충족되지 못한 노동력을 나타내 ‘사실상 실업률’ ‘체감 실업률’로 불린다. 6월기준으로 정부의 공식 실업률은 3.9%, 고용보조지표3은 11.3%였다.

이를 청년인구를 대상으로 계산해보니 4명 중 1명은 일반인의 통념상 ‘실업자’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처음 나왔다. 22일 <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한국경제연구원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6월 기준 청년층(15~29세)의 고용보조지표3은 23.0%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청년실업률 10.2%의 2배가 넘어 고용절벽 사태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한경연은 정부의 고용보조지표3 계산식에 청년층 실업인구를 대입해 청년층의 체감실업률 통계를 산출했다. 일부 경제연구소가 관련 지표를 개발하고 있지만, 정부의 고용보조지표3을 토대로 체감 청년실업률을 직접 산출한 것은 한경연이 처음이다. 한경연은 이 자료를 정책 제언의 근거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취업자 중 주 36시간 미만의 단시간 근로자이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시간추가 취업가능자)은 6만5000명이다. 또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지만 잠재적으로는 취업이나 구직이 가능한 청년(잠재경제활동인구)은 64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청년 실업자(44만9000명)를 합한 115만7000명을 사실상 실업자 상태인 노동력 저활용 인구로 분류했다. 이를 고용보조지표3 산출식에 따라 청년층 경제활동인구(438만3000명)와 잠재경제활동인구를 더해 나눈 값이 ‘체감 청년실업률’이다.

23.0%에 달하는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젊은 세대의 노동시장 유입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잇따른 취업 실패로 노동시장에서 소외된 청년들이 결국 구직을 포기한 채 니트족(취업 연령대이면서도 교육이나 직업 훈련을 받지도, 일을 하지도 않는 청년층)의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고, 중·장기적으로는 복지·재정 수요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이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고 판단될 만큼 최악“이라며 “유럽처럼 청년 실업자를 강제로라도 노동시장에 진입시키는 극단의 처방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변 실장은 또 “노동시장 진입에 실패하면서 좌절을 맞딱뜨린 청년들의 경우 나이가 들어도 실업 신세를 면하지 못하거나,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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