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남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 원형 탈모 등의 유형이 있지만 이 중 유전성 안드로겐성 탈모증이라고 불리는 남성형 탈모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빠진 머리카락을 나게 하는 방법으로 수많은 민간요법이 거론되지만 보건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은 탈모치료제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 등 단 3개 뿐이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먹는 알약 제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미녹시딜은 바르는 제품으로 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이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탈모를 치료한다. 남성적 탈모는 유전적 요인 이외에도 털이 나는 것을 조절하는 DHT에 의해 발생하는데 DHT로 인해 모낭이 축소돼 머리카
‘프로페시아’라는 상품명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피나스테리드는 성인남성(만18~41세)의 남성형 탈모증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허가받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324억원어치 팔린 탈모치료제 선두 제품이다. 1998년 미국에서 탈모치료제로 시판된 이후 판매량이 30억정에 육박한다.
아보다트는 후발주자인만큼 리딩 품목인 피나스테리드와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도 있다.
최근 미국피부과학회지(JAAD)에 소개된 연구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러시아 등 9개국 39개 기관에서 24주간 917명의 남성형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피나스테리드 1mg을 복용하는 것보다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한 12, 24주 째에 남성형 탈모의 모발 수 증가에서 더 빠르고 우수한 효과가 나타났다.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 모두 당초 전립선치료제로 개발됐지만 탈모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금은 탈모치료제로 더욱 많이 팔린다.
두 제품 모두 사용시 주의할 점이 많다. 소아 환자나 여성에게 투여해서는 안된다. 임부 또는 임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 약의 부서진 조각을 만지는 경우, 피부를 통해 약이 흡수돼 남성태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여성이 이 약을 만졌을 경우 접촉부위를 물과 비누로 씻어야 한다.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간혹 성욕감퇴나 발기부전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모발 상태는 예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바르는 탈모약인 미녹시딜은 두피의 혈류를 증가시켜 발모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이다. 혈관이완작용으로 두피 혈류를 순환시키고 모낭 주위의 모세혈관을 자극해 혈류를 원활하게 한다. 24주동안 남성형 탈모증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임상시험 결과 모발 개수가 13.71% 증가하고 모발굵기가 18.03% 늘었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된 바 있다. 미녹시딜은 18세 미만 환자나 임부 및 수유부는 사용해서는 안된다. 가려움, 홍반 등 피부 부작용이 주로 많이 나타났다.
먹는 탈모약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테스테리드’ 2종만 있을 뿐 약국에서 파는 먹는 탈모약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부 탈모약을 표방하는 먹는 약은 머리카락이 자라나게 하는 목적이 아닌 ‘확산성 탈모의 완화’ 등의 용도로 허가받았다.
세 가지 탈모약 이외에 탈모 치료 용도를 광고하는 약물이나 샴푸나 식품 등은 모두 과학적으로 탈모치료를 검증받지 않았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프로페시아와 같이 쓰면 효과가 커진다다거나, DHT를 억제하는 샴푸 등 흔히 광고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제품들은 객관적으로 그 효능을 인정받은 적이 없다.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은 ‘탈모의 방지 또는 모발의 굵기 증가’ 용도로 사용이 가능할 뿐 근본적으로 탈모를 치료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