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조성진 LG전자 사장 검찰에 수사의뢰

IFA 기간 중 삼성 세탁기 손괴 CCTV로 확인
LG전자 "고의성 없었다. 검찰조사 적극 협조"
  • 등록 2014-09-14 오전 11:06:10

    수정 2014-09-14 오후 3:38:46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삼성전자가 검찰에 조성진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 사장 등 LG전자 고위 경영진을 수사의뢰했다. 수사결과에 따라 조 사장 등 LG전자 임원에 대한 고소·고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않다.

삼성전자(005930)는 14일 “지난 5~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가전 전시회(IFA 2014) 기간 중에 발생한 삼성 세탁기 크리스탈 블루 손괴 사건과 관련, 조 사장과 세탁기 담당 조모 임원 등을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양판점인 자툰(Saturn)의 슈티글리츠 매장에서 삼성전자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 제품 일부의 문이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약 2시간 뒤 베를린에 있는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에서 LG전자 임직원들이 삼성 세탁기를 파손시키다 적발돼 해당 매장에 세탁기 4대에 대한 변상조치를 했다.

삼성전자는 시간차를 두고 같은 제품에 동일한 파손 현상이 나타난 점에 주목하고 자툰에 협조를 의뢰해 슈티글리츠 매장에 전시한 제품의 파손되는 상황의 폐쇄회로 TV(CCTV) 화면을 확인한 결과, 파손시킨 인물이 조 사장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독일에서는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사안을 확대하지 않았다”면서도“하지만 제품 손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원래부터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거짓 해명으로 자사의 전략제품을 교묘하게 비하하는 등 임직원 명예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주 서울중앙지검에 업무방해와 재물손괴,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조 사장이 해당 매장을 방문한 것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제품 파손과 관련해서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조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을 방문해 여러 제품을 살펴본 사실은 있다”며 “해외 출장 시 경쟁사가 현지에서 출시한 제품과 사용 환경을 살펴보는 것은 어느 업체든지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특정 회사의 제품을 파손시켜 이미지를 실추시킬 의도가 있었다면 임직원들이 직접 그런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라며 “다른 회사 세탁기와 달리 유독 특정 회사 모델은 세탁기 본체와 도어를 연결하는 힌지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해당 매장 측에서 지금까지 배상 등 어떠한 요구도 없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과 지속적인 품질 향상을 통해 더욱 신뢰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검찰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사법기관의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기업 간의 올바른 경쟁질서 확립 차원에서도 진실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시장에서 세계 유수의 가전 및 정보기술(IT)업체와 전력을 다해 경쟁하고 있는 이 시점에 국내 업체의 최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진실을 가리기 위해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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