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뜨는 효자 상품 뭔가 봤더니..

‘신상품’보다 브랜드철학 담은 원조 라인 인기
완판·품절..등 꼬리표 달고 히트상품 떠올라
소비자 "오리지널 뛰어넘는 제품 보기 드물다"
업계 측 "신규 출시보다 비용 덜 들고 쉬워"
  • 등록 2013-10-29 오전 8:15:30

    수정 2013-10-29 오전 8:39:0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아디다스 삼선 축구화’, ‘스티브잡스가 신던 뉴발란스 운동화’, ‘제임스딘 청바지’로 불리며 세대불문하고 여전히 인기를 누리는 제품들이 있다.

출시된 지 30년 이상은 족히 넘는 제품들 얘기다. 이들 클래식 라인은 인지도 낮은 신제품 출시보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불황에 패션업계의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바이스 501(왼쪽부터 시계 방향), 리복 GL6000, 뉴발란스 992, 아디다스 삼선 클래식 라인.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85년 출시된 ‘리복 GL6000’이 올 추동 시즌 복고풍 스타일을 새롭게 재해석해 선보인 이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리복 클래식 카테고리의 헤리티지 아이템인 이 제품은 리복 역사를 담고 있는 대표 모델로 출시 당시 러닝화로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리복 클래식 라인 매출 신장률을 보면 올들어 10월 현재까지 전년 동기 대비 200% 성장하며 매출 호조를 이끌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 7월초에는 로마·나폴리·모스크바·암스테르담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리복 클래식 단독 매장’을 열었다.

이나영 리복 마케팅 이사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의 역사를 조명하고 체험할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클래식 라인인 프랜차이즈 5, DMX RUN 10 등의 특별 아이템도 인기몰이 중”이라고 귀띔했다.

리바이스 501도 아직까지 ‘청바지의 전신’으로 통한다. 1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 제품은 1873년 처음 만들어진 이래 지금까지 지구촌 전체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수에 판매되며 대표 청바지로 자리잡았다. 창업자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원단을 보관하는 창고번호 501에서 유래했다.

뉴발란스 99X 시리즈도 1982년 ‘990’을 시작으로 30년 넘게 계속적으로 인기를 얻는 제품이다. 스티브잡스·오바마·클린턴 등이 신어 더욱 유명세를 탔다.

뉴발란스 측은 “스티브 잡스가 착용했던 991·992·993은 모두 판매가 종료됐다”며 “완판된 제품들을 대신해 현재는 비슷한 감성의 ‘990(M990GL3)’ 신발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각각 ‘슈퍼스타’와 ‘에어포스’로, 1917년 출시된 컨버스 ‘올스타’도 스니커즈의 명맥을 잇고 있다.

직장인 김은영(여·28)씨는 “결국 보면 원조를 뛰어넘는 신제품은 보기 힘들다”며 “요즘엔 기술력도 좋아지고 옛 것을 현대화시킨 디자인이 많아져 오래 입어도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 제품들에 구매 욕구를 느낀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신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정착시키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인지도를 갖춘 옛 제품을 재정비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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