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 말어?… 모델하우스 딜레마

  • 등록 2009-09-21 오전 9:39:00

    수정 2009-09-21 오전 9:39:00

[조선일보 제공] "짓자니 눈치 보이고, 안 지으면 소비자가 외면할 것 같고…."

본격 아파트 분양 시즌을 맞아 건설업체들이 모델하우스(견본주택) 건설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모델하우스 건설이 분양가 상승 원인이 된다"는 취지의 이명박 대통령 발언 후 국토해양부가 공공주택의 모델하우스 건설을 중단하고, 민간업체에도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에 미치는 국토부 입김이 워낙 큰 건설업계에서 정부의 요구는 '협조'가 아니라 사실상 '강제'로 통한다.

하지만 다음 달 초 인천 영종 하늘도시와 광교신도시 분양을 앞둔 10여개 업체는 "시기상 너무 늦었다"며 일단 모델하우스 건설을 강행할 계획이다. 다른 업체들도 내놓고 말은 못해도 못마땅한 표정이다.


수도권에 2000여 가구 분양을 준비 중인 한 대형 건설업체 임원은 "정부에 밉보일까 걱정되기는 하지만, 모델하우스를 안 지으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최소 4억~5억원씩 하는 고가(高價) 상품을 실물도 보지 않고 이른바 '깜깜이' 청약을 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모델하우스가 분양가를 올린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도 있다. 수도권의 경우, 모델하우스 건설비가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3.3㎡당 10만원 안팎) 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백억원이 넘는 호화 모델하우스는 문제가 있지만, 정부가 정말 분양가를 낮추려면 비중이 가장 높은 땅값(택지비)을 내리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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