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왁싱·염색까지…오재원, 치밀하게 증거인멸 해왔다

오재원, 수분 빼고 주사기 태우며 증거인멸
아파트 소화전에 숨긴 필로폰·주사기에 덜미
법원, “도망갈 우려있어” 구속영장 발부
  • 등록 2024-03-22 오전 7:04:44

    수정 2024-03-22 오전 7:04:44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39)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가운데 그가 치밀하게 증거인멸을 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 (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오 씨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사우나와 헬스장, 찜질방 등에서 많은 땀을 흘려 수분을 빼냈다. 또 모발 탈색으로 단백질 케라틴을 없애고 가수 박유천의 사례를 교과서 삼아 전신 제모 등을 꾸준히 해왔다. 차 트렁크에는 토치를 갖고 다니며 주사기와 피 묻은 화장솜을 태우기까지 했다.

그런 그의 행각이 덜미를 잡힌 건 지난해 4월이다. 오 씨가 강남에 있는 지인 집을 방문했다가 필로폰과 주사기를 안경통에 넣어 아파트 소화전에 숨겼는데 아파트 전체 소화 점검을 하며 아파트 경비원이 이를 발견하게 돼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오 씨와 함께 필로폰은 13차례 맞은 것으로 알려진 오 씨의 지인 A씨는 디스패치에 “오 씨를 5~6년 전에 처음 만났다. 우연한 만남으로 인연을 맺었다”며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 부탁했다. 그는 병원에 가서 수면제 대리 처방할 것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이후로 연락을 끊었는데 은퇴식 이후에 연락이 왔다. 그때 나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후회가 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일 자수를 결심하고 오 씨에게도 이를 권했지만 그는 “자수를 하느니 죽는 게 낫다”며 날뛰었다고. 또 투약 증거가 있는 A씨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깨부수는 등 폭력성을 보였다.

사실 경찰은 오 씨를 지난 1월부터 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에 대한 마약 제보가 한 차례 있었던 것.

이후 소화전에서 증거물도 발견됐지만 경찰이 지난 10일 오 씨에 대한 간이시약 검사를 한 결과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그를 소환할 직접적인 명분이 되지 못했다.

그러다 소화전에서 발견된 주사기의 DNA와 오재원의 DNA가 일치하면서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다.

한편 이날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씨가 받고 있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및 대리처방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후 22일 서울중앙지법은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 씨에 대해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오 씨의 모발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정밀 감정 결과는 다음 주쯤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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