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높지 않아…인플레 먼저 대응해야"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섣부른 경기부양 아니라 일단 물가부터 잡아야
  • 등록 2022-06-04 오전 10:47:17

    수정 2022-06-04 오전 10:48:59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불황속 물가상승) 진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섣부른 경기부양이 아니라 먼저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경기와 물가를 한꺼번에 잡기보다 일단 인플레에 집중하자는 얘기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우리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 스태그플레이션 사례, 최근 지정학적 위험과 코로나19등으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정책당국 대응 등을 종합해볼 때 우리 경제가 높은 물가상승률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제상황은 과거 스태그플레이션이 유가 급등이라는 공급충격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유사한 측면이 있다. 실제 국가유가(브렌트 기준)는 2020년말 배럴당 51.22달러에서 지난해말 77.24달러로 상승했다. 또 올해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4월말 108.36달러를 기록해 2020년말 대비로는 111.6% 지난해말 대비로도 40.3%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은 공급망 회복 지연 등으로 공급충격이 지속되는 것 외에도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수요가 점차 회복되는 수요요인에 의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들어 수요요인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상승률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1~2월 임금상승률도 7.5%로 지난해 연간 임금상승률 4.6%를 대폭 상회하고 있다.

다만, 장민 연구위원은 내년 이후에도 4%가 넘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우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체계와 정책대응이 크게 달라졌다는 게 이유다. 한국은행도 1998년 물가안정목표제와 함께 금리중시 통화정책체계를 도입한 후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오고 있고 이번에도 인플레이션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점을 밝혔다는 설명이다.

또한 세계은행에 따르면, 현재 원유가격은 실질가격기준으로 1980년이나 2008년의 3분2수준이라 물가충격 정도가 과거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최근 상품가격 인플레이션은 점차 공급망이 회복하면서 곧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확대됐다는 점에서 기조효과에 따른 물가상승률 완화효과도 기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향후 경기는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실질소득은 감소하는 가운데 큰 폭의 금리인상 등 강력한 통화긴축은 수요둔화를 초래해 경기에 부정적이다. 특히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중국경제의 둔화를 통해 우리 수출을 감소시키는 한편 중간재 공급차질로 우리기업의 생산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높다. 금융시장에서는 경기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위험자산을 회피해 국내 금융시장은 자본이탈 움직임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

장민 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정책당국이 경기둔화 가능성을 우려해 인플레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과거 1970년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경기와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하기보다 먼저 빠르게 진행되는 인플레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물가안정기조를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재정정책 여력은 비축해야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섣부른 경기부양책은 정책당국의 물가안정의지를 희석시켜 인플레이션 지속 위험을 증대시킬뿐만 아니라 정책여력을 소진해 향후 경기둔화시 대응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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