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쓰리빌리언이 처음은 아니에요. 과거 제퍼런스라는 기업을 세웠어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전적인 위험도를 알려주고, 소비자들이 건강 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사업을 했죠.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건강에 별로 신경을 안 쓴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죽기 전 3개월 동안 의료비의 80%를 쓴다고 해요. 결국 수요는 있는데 명확한 해결책이 없어 사람들이 문제를 겪는 분야가 답이라 생각했죠. 그게 희귀질환 진단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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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회사 창업 배경을 묻자 이렇게 설명했다. 제퍼런스 창업 이후 금 대표는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인 마크로젠(038290)에 잠시 발을 담갔다. 마크로젠에서 신생아 유전질환 여부를 확인해주는 서비스 등 제품 4개를 출시했다. 그러나 하나의 제품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희귀질환 진단 서비스 사업에 역량을 쏟기 위해, 마크로젠에서 함께 일하던 마케터, 엔지니어와 함께 나와 2016년 쓰리빌리언을 세웠다. 현재 마크로젠이 쓰리빌리언 지분 8%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전자 진단은 유전자 해독→변이 검출→변이 해석→질병 진단 순서로 이뤄진다. 인간 게놈은 30억개 DNA로 이뤄져 있고, 이 중에는 유전자가 2만여개(DNA는 3000만개) 있다. 2만개 유전자에서 유전 변이가 평균 10만개 정도 발생한다. 이 변이를 정확히 해석해야, 질병을 제대로 찾을 수 있다.
쓰리빌리언은 30억개 DNA 중 2만개 전체 유전자를 해독하는 WES(Whole Exome Sequencing, 엑솜) 검사와, 2만개 유전자 전체를 분석하면서 유전자 영역이 아닌 부분까지 분석하는 WGS(Whole Genome Sequencing ,전장인간게놈) 검사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전체 유전자를 해독한 후, 변이 해석 과정에서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전략을 썼다. 쓰리빌리언이라는 회사 명도 인간 게놈의 30억개 DNA를 읽어 모든 희귀질환을 진단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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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검사 방식은 간단하다. 병원에서 환자의 피나 타액(침) 등 검체를 쓰리빌리언에 보내면, AI 소프트웨어가 증상의 원인이 되는 병원성 변이를 선별한다. 이후 의사가 포함된 임상 유전학팀에서, 소프트웨어가 분석한 내용을 환자 진단에 사용할 수 있을지 최종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병원에 진단 리포트를 보내주면 의사가 환자에게 진단을 내린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평균 3주가 걸린다.
현재 한국 포함 50개국 230개 이상 기관에서 쓰리빌리언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희귀질환 진단 검사를 진행 중이다. 누적 환자 진단 건수는 2만5000건을 기록했다. 금 대표는 “향후 100개 이상 국가에 진단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