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01월13일 07시5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CJ 바이오사이언스(311690)가 갑작스러운 손실 확대 소식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CJ 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일시적인 금융 비용이며, 대주주의 전폭적인 투자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손실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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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0일 장 마감 이후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을 공시했다. 당기순손실 1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사업연도(-87억원) 보다 손실이 120% 확대된 수치다.
지난해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CJ 바이오사이언스의 손실은 꾸준히 확대됐다. 1분기 91%, 2분기 156%, 3분기 18%, 4분기 212% 등 모든 분기에서 직전 연도 같은 기간 대비해 손실이 대폭 늘었다. 매출액은 지난해 43억원으로 전년보다 18% 하락했고, 영업손실은 직전사업연도 대비 19% 확대된 101억원을 기록했다. 부진한 실적 발표에 주가도 급락했다. 공시 다음 날인 11일 주식 시장이 열리자 8.9% 급락했으며, 이날 역시 약세로 장을 마쳤다.
CJ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9월 1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발행 대상자는 아이온자산운용이 모집한 투자조합이며, 총 300억원 규모다. 사채만기일 2025년 9월 2일,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다. 주식총수 대비 비율은 12.95%다.
표면이자율이 0%임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에 손실이 확대된 것과 관련해 CJ 바이오사이언스 측은 “표면이자율이 0%라서 실제로 CB 발행 대상자에게 지급하는 현금은 없지만, 만기이자율 2%를 재무제표상에는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 CB 물량 일부에 대해 콜옵션을 했고, CJ제일제당(097950)이 인수하면서 구주와 함께 신주도 발행해서 케팩스(CAPEX·투자비용)가 충분하다”며 “올해는 지난해만큼의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J 바이오사이언스의 전신은 천랩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총 983억원을 들여 천랩을 인수했다. 천랩 구주 16%를 250억원에 인수,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를 합쳐 44%의 지분을 확보해 대주주에 올라섰다. CJ제일제당이 투입한 유상증자 비용은 732억원 규모이며, 해당 자금은 CJ 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개발 비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통상적으로 한국 바이오텍은 수익보다 지출이 많기 때문에 콜옵션을 행사하고 CB를 재매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CJ 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을 취득해 소각하면, 발행주식수가 줄어들어 주당 기업가치가 높아진다. 선진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으며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애플은 매년 주식 소각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만 100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CJ 바이오사이언스는 2009년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천종식 CJ 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설립한 바이오 기업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는 모든 분야의 방향성과 솔루션을 제시한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Human Microbiome)은 인체에 서식하며 우리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미생물의 집합체와 유전정보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CJ 바이오사이언스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 물질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차세대 신약 개발하는 데 기대감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