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제약株…"코로나19 재확산 국면서 옥석가려야"

시장 급락에도 코로나19 계약 소식에 上
기술 수출 소식에 급등 후 상승 폭 반납
"계약금 1%도 안 돼"…호재 꼼꼼히 따져야
업종 내 옥석 가리기 필요
  • 등록 2020-08-21 오전 2:00:00

    수정 2020-08-21 오전 2:00:00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제약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시장 급락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계약 소식에 단번에 상한가를 기록하는 반면 신약 기술 수출 소식에 급등세를 보였다가 단숨에 상승분을 내주기도 했다. 일부는 펀더멘탈과는 무관하게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작동하면서 급락세를 보였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요동치는 제약주 주가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젠큐릭스(229000)는 29.85%(6150원) 오른 2만6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젠큐릭스는 미국 유타주에 있는 ‘프로제니터MDX‘와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고, 오후 들어서 상승 폭을 키우며 가격제한 폭까지 뛰었다. 젠큐릭스는 이날 2만3700원에 장을 시작해 2만2250원까지 떨어졌다가 급등세를 보였다.

젠큐릭스가 미국에서 수주한 첫 계약이기는 하나 초도 물량은 3600만원 규모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젠큐릭스 측은 “진단키트 수요가 가장 높은 미국에서의 첫 계약은 후속적인 매출 확장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초도 물량 공급에 이어 추가 공급계약 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한양행(000100)의 경우 이날 개장 전 미국 제약사 프로세사 ‘파마슈티컬스’에 기능성 위장관 치료 신약 ‘YH12852’를 총 4억105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유한양행은 장 초반부터 10%대 뛰면서 7만29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이후 상승 폭은 반납해 0.30%(200원) 오른 6만5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대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유한양행도 보면 실질적인 계약금은 20억원에 불과하다”며 “유한양행이 공시한 5000억원에 달하는 총 기술수출금액은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해 실제로 매출이 났을 때까지의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유한양행은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200만달러(약 24억원)를 프로세사 주식으로 수령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딜 구조상 계약금은 통상 총 기술료의 10~20% 수준인데 유한양행의 계약금은 너무 적다”며 “계약금이 적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기술을 이전하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글로벌 제약사도 아닌 데다 이날 시장 자체가 조정을 받다보니 유한양행의 계약도 투자자들이 큰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글로벌 제약사가 아닌 이상 크게 반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삼성제약(001360)의 경우는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 허가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에 급락세를 보였다. 삼성제약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8% 떨어진 3700원에 장을 시작해 13%대까지 밀렸으나 7%대 하락한 3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삼성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 허가 취소를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삼성제약에 따르면 식약처는 리아백스주 품목에 대해 오는 25일자로 허가취소를 명했고 허가 취소 사유는 약사법 제 31조 2항에 의한 ‘행정행위 성립상 하자(품목허가에 따른 허가조건 미이행)’ 때문이다.

당초 리아백스주는 췌장암 환자 148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 시험을 한 뒤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2015년 4월 식약처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임상시험 결과보고서 제출기한인 지난 3월 12일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못함에 따라 관련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췌장암 치료제가 실질적인 매출로 잡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삼성제약의 타격은 향후 신약이 가져올 판매가치가 늦어진다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이번 리아백스주의 직권취소 행정처분은 고의성이 없이 대상 환자 모집이 불가피하게 지연돼 예정된 기한 내에 임상시험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이유로 부과된 행정처분이므로 회사로서는 가처분 신청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행정처분은 임상시험의 유효성과는 전혀 무관한 것임을 강조했다.

업종 내 옥석 가리기 필요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업종 내에서도 안정적 실적 성장을 지속해왔고 향후에도 추가 실적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업체들로 옥석을 가릴 때라고 조언한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관련주를 제외하면 상반기에 실제 바이오 업종을 주도한 종목들의 특별한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다”며 “기술이 유사하지도 않고, 타겟하는 시장이 비슷하지도 않다. 이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 이유는 당시에 각각의 기대감이 가장 큰 종목이었기 때문이지, 특정 분야의 업황이 좋아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바이오 주가는 숫자보다 심리에 의지하는 부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신풍제약(019170)의 경우 2019년 기준 순이익이 18억원에 불과하나 시가총액을 8조원까지 기록하며 제약주 1위에 등극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풍제약의 경우 올해 최저가(2월 3일 6470원)와 최고가(7월22일 12만3000원) 차가 1800%를 넘어선다.

제약주 중에서 연초 이후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의 경우 올해 1월에는 6만1700원까지 올랐으나 3월에는 2만5000원까지 떨어져 격차가 146%의 차이를 보였고, 6월에 다시 5만80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2만9000원대로 떨어졌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안정적 실적 성장을 지속해왔고, 향후 추가 실적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일부 제약사,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CMO) 업체들과 하반기 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이 존재하거나 기대감을 높일 만한 임상 데이터 발표가 예상되는 기업들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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