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효성그룹 계열 여신전문금융사인 효성캐피탈 매각전이 본 궤도에 올랐다. 예비입찰에 나섰던 국내외 투자자 4~5곳이 적격 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상황에서 내달 말로 예상되는 본입찰을 앞두고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캐피탈 매각주관사 BDA파트너스는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뱅커스트릿 프라이빗에쿼티(PE)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키스톤PE, WWG자산운용 등에 숏리스트 통보를 하고 실사 작업에 돌입했다. 매각 대상은 효성이 보유한 효성캐피탈 지분 97.5%이다.
당초 예비입찰 과정에서 전략적투자자(SI)로 인수전에 뛰어든 OK캐피탈과 중국의 핑안인터내셔널파이낸셜리싱 등은 낮은 가격을 제안해 숏리스트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매각 측이) 원래부터 중국 SI쪽 제안에 대해 심도있게 고려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인수전 초반부터 꾸준한 관심을 보이던 원매자 위주로 숏리스트를 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효성캐피탈 매각 배경에는 금산분리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1월 1일부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의 지분을 일정비율 이상 보유할 수 없게 하는 규정(금산분리에 관한 공정거래법 등)에 따라 올해 안에 효성캐피탈을 팔아야 한다.
효성그룹은 효성캐피탈의 희망 매각가로 5000억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기준 효성캐피탈의 순자산(자본) 규모가 395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수준에 매각가를 책정한 셈이다.
선례를 보면 2017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된 아주캐피탈의 경우 PBR 0.71배, 지난해 베어링PE에 인수된 애큐온캐피탈은 PBR 0.9배 선에서 매각이 이뤄졌다. 원매자들 사이에서도 PBR 1배 이상에 대한 얘기가 오가는 가운데 1.2배까지 오를 지는 실사 과정 이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셀러(매각자) 측에서 가격을 가장 중요한 인수자 선정 요소로 고려해온 만큼 가격을 얼마나 베팅하느냐 여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997년 설립한 효성캐피탈은 산업재나 의료기기, 특수장비 등 설비금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효성캐피탈의 영업 자산(1분기 기준)은 설비 관련 구매금융이 38%로 가장 높다. 이어 △주택금융 등 소매금융 17%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15% △중고차 등 자동차금융 11% △기업금융 4%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