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兆 빚폭탄 온다‥잠 못 이루는 中企·자영업자

은행권, 4~6월 48조 대출 6개월 만기연장
재연장 안되면 10월부터 상환 시작해야
코로나 직격탄 맞아 상환능력 저하 우려
  • 등록 2020-06-29 오전 6:00:00

    수정 2020-06-29 오전 7:15:28

[이데일리 장순원 김호준 기자] “좀 좋아졌냐고요? 아이고. 우리 후방산업 수출업체들은 다 죽을 판입니더.”

경북에서 자동차부품회사를 운영하는 김성근(가명) 대표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고 했다. 코로나19 피해기업에 포함돼 일단 9월말까지 대출 만기가 연장됐지만, 그 이후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상반기 매출이 40% 이상 줄었다. 그나마 자신은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공장을 아예 멈춘 곳도 주변에 수두룩하다는 거다.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하기 미안하긴 한데, 어쩌겠습니꺼. 안 그러면 다 죽습니더.” 김 대표는 하소연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오는 10월부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빚폭탄’에 맞닥뜨린다. 지난 4월 원금 금융당국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대출 원금 상환과 이자 납부를 6개월간 미뤄졌지만, 오는 9월이면 약속된 6개월이 끝나기 때문이다. 6개월간 상환을 유예해준 대출 규모는 48조원에 달한다.

만기를 다시 연장하지 않으면 10월부터 미뤘던 원금과 이자를 갚기 시작해야 한다.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연쇄 도산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금융당국도 고민이 깊다. 일괄 만기 연장을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가는 게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 한계상황에 내몰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자칫 사지로 내몰 수 있다는 걱정이 머릿속에 맴돌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이나 항공, 해운 관련 중소기업과 숙박, 요식업을 하는 개인사업자들이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효과가 끝나는 9월부터는 본격적인 보릿고개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9월이 돼서 상황이 더 어려워졌는데 (정부가) 할 만큼 했다고 (정책 연장을) 안 할 수 있겠느냐”며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기 재연장을 금융당국도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피해기업을 위한 지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도, 지속성을 고려한다면 지금과 같은 일률지원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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