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나라 ETF]실업률 늘어나자 위협받는 동물권

소돼지 고기가격 연동 ETN 한달새 19.8%↑
노동시장 얼어붙어 축산농가 위기 원인
"축사 관리 부족으로 동물 복지 위기"
  • 등록 2020-05-16 오전 8:20:00

    수정 2020-05-16 오전 8:20:00

투자 세계에서 국경이 지워진 지 오래입니다. 세상은 넓고, ETF는 많습니다. 일일이 찾아보기가 어렵지요. 이데일리가 매주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미국 노동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얼어붙으면서 식용 가축의 동물권(動物權)이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축산농가는 자동화가 돼 있지 않아서 노동력을 수급하지 못하면 소와 돼지를 기르고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로써 가축이 축사에 방치되면서 과밀화 현상이 일고 있고, 결국 안락사에 이르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축산업계는 안락사가 성행하면서 `동물 복지가 위협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식용을 위한 도륙과 관리를 위한 안락사. 목적은 한 끗 차이로 다르지만 결과는 같다. 이런데 동물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러니일 수 있다.

COW ETN 한달 순자산가치 추이(자료:이티에프닷컴)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하는 소와 돼지고기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채권(ETN) COW(티커)는 최근 1달 수익률 19.8%를 기록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탓인데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전미 소고기 협회(NCBA)에 따르면, 미국 소고기 판매의 85%를 차지하는 포장 및 생산업체 4곳이 지난달 코로나 19로 시설을 일시 폐쇄했다. 팬데믹이 일면서 노동 시장이 경직했고, 이로써 가축을 돌볼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결과였다. 방목 대상과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에게 양질의 사료를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주요 축산 산지에서 가뭄이 지속하면서 싱그러운 풀을 뜯기기도 여의찮은 상황이라고 NCBA는 전하고 있다. 육질이 저하되면서 상품 가치가 떨어졌다. 육우 공급량이 줄게 되자, 자연히 송아지 축산업도 위축했다. 이로써 전반적으로 육우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NCBA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축산업은 코로나 19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어서, 축산 농가가 소비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돼지 사육 농가도 상황이 비슷하다. 전미돈육업자협회(NPPC)는 지난 12일 미국 하원에서 논의하는 영웅법(HEROES Act)을 “강력 지지한다”며 “의회는 해당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NPPC는 “미국 돈육업자가 겪는 금융 위기와 동물이 겪는 복지 위기는 전례가 없다”고 했다.

동물 복지 위기는 축사가 과밀화 현상과 연관돼 있다. 가축을 제때 출하하지 못하면서 축사에 남은 가축이 늘어난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관리할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NPPC는 “육류 공급에 쓰이지 못하는 돼지 수가 수백만 마리”라며 “이들 가축을 안락사 시키기 위해 당국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11일자 외신(Sentientmedia)을 보면, 하루 안락사할 돼지 수는 7만 마리에 이를 수 있다고 축산 당국자는 경고한다.

△티커 정식 명칭

·COW: iPath Series B Bloomberg Livestock Subindex Total Return E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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