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 수원시 올릭스(226950)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이동기 대표는 “혁신적인 올리고핵산 신약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아토피·폐섬유화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글로벌 3대 올리고핵산 신약회사로 도약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리고핵산 치료제는 병이 생긴 후 약물로 치료하는 기존 의약품과 달리, 사전에 병이 생기는 원인인 단백질 생성을 막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치료제가 수돗물을 컵에 받을 때 바닥에 떨어진 물을 닦는 기술이라면, 올리고핵산 치료제는 수도꼭지를 잠가 물이 넘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인 셈이다. 질병을 억제하는 도구로 몸 속에서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배달부인 ‘리보핵산’(RNA)을 활용하기 때문에 ‘RNA간섭’ 기술이라고도 부른다. 올리고핵산 치료제는 1세대 ‘합성의약품’과 2세대 ‘항체의약품’을 잇는 3세대 신약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동기 대표는 “대부분 질병은 몸 속에서 원치 않는 단백질, 혹은 필요 이상의 단백질이 생기면서 발생한다”며 “3세대 올리고핵산 신약 기술은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자체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질병 유발 단백질 생성을 막기 위해서는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다. 때문에 1998년 이 같은 원리가 처음 밝혀졌지만, 이를 활용한 첫 치료제 ‘온파트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기까지는 꼬박 20년의 세월이 걸렸다.
◇교수 시절부터 신약개발 목표…기존 방식 개선한 원천 기술 확보 ‘총력’
올릭스는 △기존 RNA간섭 기술 문제점을 개선한 ‘비대칭 siRNA(small interfering RNA) 구조기술’ △RNA간섭 치료제 개발 최대 걸림돌인 세포 내 전달 문제를 해결한 ‘자가 전달 기술’ △전신전달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피할 국소투여 질환 중심 개발전략 등이 강점이다. 이 대표는 현재 이들 기술을 기반으로 약 14개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RNA간섭 기술을 기반으로 임상단계에 진입한 국내 유일, 아시아 최초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있다. 이 대표는 “올리고핵산 치료제는 국내에서 임상을 승인받은 곳이 없어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며 “많은 시행착오가 있지만 어려움에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올릭스가 개발 중인 비대흉터 치료제 ‘OLX10010’은 국내 임상 2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영국에서 임상 1상을 마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동종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표적 유전자 억제 효능과 제조 편의성 측면에서 기술적 우위에 있다”며 “비대흉터 치료제뿐만 아니라, 특발성폐섬유화증과 망막하섬유화증, 간섬유화증 등 다양한 섬유화 질병에 효력을 입증해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성황반변성 치료제 OLX10020은 현재 치료제가 전무한 ‘건성’과 전 세계 12조원 규모 시장을 만들고 있는 ‘습성’에 모두 효과를 입증한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이미 안과분야 석학인 제이 암바티 버지니아 의대 교수와 협업을 통해 동물시험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내년에는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그는 “리제네론은 교수 출신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하고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으로 일군 성공 사례”라며 “RNA간섭 원천기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이 분야 전공 학생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릭스는 프랑스 사노피, 스위스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센터가 들어선 미국 케임브리지에 사무소를 연내 개설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현재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위해 현지 전문가를 영입하는 중”이라며 “케임브리지 사무소 론칭은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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