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8000달러 수준까지 추락하면서 힘들게 채굴(마이닝)해도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는데 급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 출신으로 블록체인 투자회사인 펀드스트라트를 운영하고 있는 토머스 리는 “우리 분석팀이 개발한 채굴 모델을 토대로 할 때 8000달러 정도인 현 비트코인 가격은 채굴 원가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며 비트코인 채굴 수익성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펀드스트라트 분석팀은 채굴장비 비용과 전기 사용료, 냉각장치 사용료를 비롯한 여타 경비를 반영해 채굴 원가를 산정했다. 전체 채굴 원가중 절반 이상이 채굴장비에 들어가고 전기료는 킬로와트당 1시간에 6센트로 가정했다. 이를 감안한 비트코인 1개당 채굴 원가는 8038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8000달러 초반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장중에는 지난달초 이후 가장 낮은 7600달러선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보상수준을 앞지를 경우 이론상으로 채굴자들은 채굴을 유지해야할 인센티브를 잃게 된다. 숀 앤스테이 블록체인인텔리전스그룹 창업주 겸 대표는 “이렇게 되면 채굴자들은 가격이 반등할 때까지 채굴기를 꺼둘 수도 있다”며 “이제 일부 채굴자들은 채굴해봐야 돈을 잃는 상황까지 내몰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트코인 거래가 줄면서 채굴자들에게 돌아가는 또다른 수익인 거래수수료도 50센트 이하로 줄었다. 가장 높았던 지난해 12월말의 34달러에 비해 급감한 것.
다만 이같은 채굴 수익성 악화가 향후 비트코인 공급을 줄여 가격 반등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펀드스트라트팀은 “비트코인당 3000~4000달러 정도가 돼야 대부분 채굴업자들이 채굴기 가동을 멈추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