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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전기차시장조사업체 EV세일즈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급속충전 유형별 보급 현황 조사 결과 차데모(CHAdeMO) 방식이 누적 54만5868대로 전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닛산과 도요타, 혼다 등 일본업계가 주도하는 차데모 방식은 하지만 연간 보급에선 지난해 9만6921대로 전년대비 1788대가 떨어졌다. 2011년 3만3301대로 세계 최초로 도입돼 2015년 10만8680대로 고점을 찍은 이후 2년 연속 내림세다.
이는 세계 1위 모델 리프를 보유한 닛산을 제외하곤 도요타와 혼다 모두 순수 전기차보단 하이브리드차 보급에 힘을 기울였던 까닭에 신차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한 까닭이다.
코나·니로EV도 콤보 방식으로
반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BMW, 폭스바겐 등이 주도해 채택하고 있는 ‘콤바인드 차징 시스템(Combined Charging System·CCS)’ 방식은 2013년 3391대로 시작해 매년 보급량을 늘려 2017년 9만3407대로 전년대비 2배 이상 급부상했다. 누적으로는 21만3282대로 여전히 국제 표준 경쟁에서 뒤처진 상태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0년경 역전이 확실시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국가기술표준원 역시 전기차 급속 충전방식을 ‘콤보1’으로 권장하는 내용의 한국산업규격(KS) 개정을 지난해 12월22일 고시했다. 콤보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 미국자동차공학회 표준으로 채택된 방식으로, 고출력 버전인 CCS의 충전 방식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충전방식을 차데모에서 콤보 방식으로 변경해 표준화에 앞장섰다. 한국자동차공학회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 보급된 전기차의 약 67%가 콤보 방식을 채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한국GM 쉐보레 볼트, BMW i3 등이 콤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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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차 충전방식 3파전의 또 다른 한축인 테슬라의 수퍼차저 역시 보급 속도가 가파르다. 수퍼차저는 지난해에만 10만3122대를 보급하면서 연간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누적으로도 28만6750대로 CCS 방식을 앞서있는 상태다. 특히 보급형 모델3의 출시를 앞두고 중국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연내 보급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퍼차저는 별개로 치더라도 만약 CCS가 표준이 될 경우 그동안 선도적으로 전기차를 개발해온 일본 자동차 업계는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차데모에 맞춰온 생산라인을 고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해 출고한 차량도 새 표준에 맞게 충전 설비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차 우선이던 도요타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2세대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목표를 밝혔고, 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뜻을 내비치면서 차데모와 CSS의 경주는 쉽사리 승부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EV세일즈는 “올해는 새로운 닛산 리프가 출시되면서 CCS의 상승에 대한 차데모의 우위를 지키기 위한 업계 간의 경쟁에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한편으로 테슬라는 두 진영의 싸움에 끼어들지 않는 상태에서 CCS를 통해 충전 네트워크의 글로벌 확대를 바라는 동시에 이보다 앞선 고속충전능력으로 경쟁 우위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