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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다르게 읽기
다섯 개의 서로 다른 젊은 창작진이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각각 재해석했다. ‘오셀로’를 원작으로 각색한 ‘오셀로의 식탁’은 폭력이 주제다. 식탁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매개체로 인물 간의 경계와 갈등, 대립을 표현했다. 결말은 원작과 다소 다르다. 김원익 연출은 17일 전막을 공연한 후 “원작의 결말은 현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밥을 먹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으로 동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소네트’는 셰익스피어의 정형시 모음집을 바탕으로 만든 음악극이다. 14행의 형식으로 짝사랑의 고통과 인간의 필멸, 시의 영원성을 이야기한다. 한 여성이 인생을 살아가며 겪는 사랑의 이야기를 사계절에 풀었다. 연출 한상웅은 “따뜻한 어른들의 동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5필리어’와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은 같은 원작을 다뤘으나 결과물이 다르다. ‘5필리어’는 여성 폭력을 다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중간지대에서 죽었던 다섯 명의 오필리어가 차례로 깨어나 몸과 마음에 새겨진 억압과 폭력의 흔적을 이야기한다. 김준삼 연출은 “만연해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출연하는 것은 다섯 명이지만 사실상 성폭력에 노출된 모든 여성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은 ‘5필리어’와 다른 결이다. 사고하는 사람과 사고를 멈춘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를 통해 살아남기 위해 사고하기를 포기해버린 우리 사회를 재조명한다. 김민경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고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시선에 공감하면서 현대화에 중점을 뒀다.
△퀴어, 셰익스피어를 만나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퀴어로 다룬 게 신선하다. 대상만 바꿨을 뿐인데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다. 이기쁨 연출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며 성소수자들의 사랑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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