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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무용은 공연 중간에 박수를 쳐도 되나요?”
지난달 27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연습동 N스튜디오. 관객에게서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은 안무가 박순호는 웃으며 말했다.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보네요. 공연을 볼 동안 조용히 마음을 모아 커튼콜에 뜨겁게 박수를 쳐주시면 감사하죠.”
국립현대무용단은 공연 전 관객과 안무가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그 일환으로 준비한 ‘안무가와의 만남’이었다. 오는 13일 개막하는 국립현대무용단의 픽업스테이지 세 번째 작품 ‘맨투맨’에 참여한 박 안무가가 작품 일부를 선보이고 관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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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은 무용에 대한 관객 이해를 돕기 위해 매 공연 전 이와 같은 사전 이벤트를 진행한다. 국립현대무용단 관계자는 “이런 자리를 통해 무용이 보다 대중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 공연마다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맨투맨’은 국립현대무용단이 외부 안무자를 초청해 선보이는 ‘픽업스테이지’의 세 번째 무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욕망을 다룬 박 안무가의 신작 ‘경인’(京人), 동화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한 미국 출신 안무가 조슈아 퓨의 신작 ‘빅 배드 울프’를 함께 선보인다. 두 남성 안무가가 보여주는 강인함과 섬세함을 한 자리에 비교할 수 있는 기회로 ‘맨투맨’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조슈아 퓨는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의 창단멤버이자 예술감독이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해 한국에서 지내기도 했다. ‘빅 배드 울프’는 독일 동화 ‘엄지손가락을 빠는 아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그는 “한국의 망태할아버지처럼 어린이들이 느끼는 두려운 존재에 대한 작품”이라면서 “우리가 어린이들에게 하는 이야기와 어릴 때 들은 이야기가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질문을 안고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맨투맨’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 R석 3만원, S석 2만원. 예술의전당 싹(SAC)티켓,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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