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CJ, H&B스토어 '명동대전'

CJ 올리브영 ''본점''과 한블럭 사이에 신세계 ''부츠'' 오픈
패션·뷰티 성지 명동서 ''한판''..소비자 선호도 판단 밑거름
부츠, 명동 중심으로 올리브영에 도전장
  • 등록 2017-07-06 오전 5:00:00

    수정 2017-07-06 오전 5:00:00

올리브영 명동 본점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명동에서 ‘뷰티 랜드마크’를 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 신세계 이마트의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가 이달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의 문을 열고 업계 1위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명동 본점에 도전장을 내민다.

특히 명동에 문을 여는 부츠 플래그십 스토어는 크기는 약 380평 규모로 올리브영 본점의 360평보다 크고, 두 매장의 거리는 50m도 채 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형 H&B 스토어가 서로 나란히 마주하는 장관이 펼쳐질 전망이다.

CJ그룹이 전략적으로 패션·뷰티의 성지인 명동에서 올리브영 본점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명동에서부터 H&B 시장을 둔 싸움을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H&B 스토어 시장은 포화단계에 이른 유통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 1조30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올해 1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1위인 올리브영은 2015년 매출 규모가 전년대비 무려 4배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화장품 시장에서는 ‘백화점 또는 면세점보다 올리브영에 입점하는 것이 더 어렵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부츠를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2년을 공들였을만큼 H&B 스토어에 거는 기대가 크다. CJ그룹에 선점 당한 H&B 스토어 시장을 부츠를 통해 빼앗아 오겠다는 것이 목표다.

무엇보다 부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활용하는 것이 전략이다. 부츠의 본사인 영국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의 연 매출은 무려 150조원에 이른다. 11개국에 1만3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부츠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브랜드이나 이미 해외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필수 쇼핑 코스로 손꼽힌다. 부츠에서 판매되는 주력 브랜드인 ‘넘버세븐’이나 ‘솝앤글로리’ 등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입소문이 나 있다. 하남스타필드 등 기존 부츠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로도 손꼽힌다.

이와 함께 부츠는 매장에 약국이 입점하는 해외 ‘드럭스토어’ 형태를 그대로 가져온 것도 특징이다. H&B 스토어에서 화장품과 생활용품 외에도 약까지 함께 구매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 약국은 없는 한국형 드럭스토어를 추구하는 올리브영과는 차별화된 요소다. 부츠 고속터미널점에는 현재 약국이 입점해있다. 다만 부츠는 명동점에서는 화장품 등 미용 용품을 사기 위해 명동을 찾는 쇼핑객들의 특성 등을 고려, 약국은 입점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츠가 단순히 글로벌 브랜드만을 내세워 이미 국내에만 8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올리브영을 대적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말이면 올리브영 매장은 1000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게다가 국내 소비자들은 올리브영을 통해 접한 ‘한국형 드럭스토어’에 이미 익숙해져있다. 올리브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난 중소기업의 유명 제품들을 발굴하며 경쟁력도 쌓아왔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은 명동 플래그십스토어를 통해 부츠만의 특성을 알리고, 올리브영과 대적할 경쟁력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신세계의 가장 큰 경쟁력은 마트 부문 1위 ‘이마트’로 손꼽힌다. 이에 따라 부츠는 자체 브랜드 상품 외에도 ‘피코크’와 같은 이마트 브랜드 상품들도 판매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기존 이마트 매장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겹치는 아이템이 많은 H&B 스토어의 특성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은 부츠와 올리브영을 모두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명동에서 두 매장의 매출이 소비자 선호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부츠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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