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삼표레미콘 폐수 무단 방류 사건으로 인해 삼표레미콘과 서울 성동구 주민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성동구는 지난 10일 서울시 보경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방류한 폐수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수질오염물질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그렇잖아도 사이가 좋지 않던 성동구 주민과 삼표레미콘 간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최근 주민 800여 명은 삼표레미콘 공장 정문 앞에 모여 무단 폐수 방류 규탄대회를 열고 재발 방지와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는 등 강도 높은 항의를 벌였다.
이미 구청에서 삼표레미콘의 집수조에서 배출구를 통해 중랑천에 하수를 흘려보냈다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삼표 측은 주민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명 과정에서도 사과 한마디 없었다.
삼표레미콘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아직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지자체의 자체 조사 결과만 나온 상황”이라며 “현대자동차 서울 뚝섬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 계획이 무산되면서 주민들이 삼표레미콘에 화를 푸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6년 삼표레미콘 부지를 매입해 110층 규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한다고 발표했으나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초고층 빌딩 건립을 제한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삼표레미콘의 입장이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을 영위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기업이 위치한 주민 더 나아가 소비자와 국민에게 긍정적인 이미지와 신뢰를 주어야 한다. 이미지마케팅이 강조되는 이유다.
과거 진로소주 역시 마산공장을 설립할 당시에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다. 진로소주는 주민들의 무조건적인 반대 속에서도 주민 불만이 무엇인지 귀 기울였고 상생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주민들은 마음의 문을 열었고 진로소주를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되는 등 결실을 이뤘다.
삼표레미콘은 이런 진로소주와 같은 상생의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 주민들의 불만이 무엇인지 꾸준한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잘못은 확실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약속을 실행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여는 기업이 결국 번영한다는 단순한 이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