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취임한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옆집 삼촌’(엉클 조·Uncle 조)으로 통한다. 임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격의 없는 소통을 즐기기 때문이다. 취임 전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시절, 임직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사발에 소주를 가득 부어 ‘원샷’도 마다하지 않은 일화는 유명하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전국 영업점 순회 방문에 나설 정도로 현장과의 스킨십을 강조한다. 10차례 이상 풀 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마라톤 광(狂)이기도 한 조 행장은 경영 행보에도 ‘마라톤 정신’을 담고 있다. 꾸준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완주’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20여년을 곁에서 지켜 본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마라톤을 뛴다고 생각하지만 조 행장은 ‘뛰는 게 아니라 빨리 걷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마라톤 완주를 하듯 쉼없이 정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 일성으로 ‘KB브랜드’를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공언한 윤 회장은 조직 우선주의다. 화려한 구호를 내세우지는 않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리딩뱅크 탈환’을 강조한다. 신한에게 뺏긴 1위 자리를 되찾아 자존심을 회복하자는 취지에서다.
‘강한 은행’을 내세운 이 행장은 실적 정상화와 민영화 달성이란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24시간, 1년 365일 정진하자는 뜻을 담은 ‘24·365’ 전략으로 내치와 외연 확장에 힘쓰고 있는 이 행장은 올초 본부장급 이상 간부들과 강원도 하조대 앞바다에서 단체 입수를 감행할 정도로 ‘강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임직원들이 ‘광’의 영문 이니셜 ‘K’와 ‘구’의 아라비아 숫자를 따 ‘K9’으로 부를 만큼 소탈한 면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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