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된 `경영권 분쟁`..추격매수 괜찮을까?

태원물산·씨모텍 등 경영권 분쟁 치열
이미 많이 오른 경우 많아..투자시 주의해야
  • 등록 2008-12-12 오전 8:18:09

    수정 2008-12-12 오전 8:18:09

[이데일리 안재만기자] 경영권 분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마치 `테마`처럼 된 탓에 지분 공시만 하나 나오면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그간의 주가 급락으로 경영권 분쟁이 많아졌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적잖은 기업이 벌써부터 경영권 다툼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제 수익이 가능할 지 꼼꼼히 따져봐야한다는 분석이다.

◇ 너도 나도 `경영권 분쟁`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의 태원물산(001420)혜인(003010), 금강공업(014280), 아티스 그리고 코스닥시장의 씨모텍(081090), 휴람알앤씨(046940), 한국사이버결제(060250), 소디프신소재, I.S하이텍 등이다.

페이퍼코리아(001020), 유진데이타(052810), 루보(051170) 등 기존 경영권 분쟁 종목들도 아직 뜨거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 종목이 분쟁을 겪게 된 이유는 대부분 `주가 급락` 탓이다. 주가 급락으로 기존주주들이 경영자에게 불만을 품고 경영참여를 선언하는 일이 다반사다.

I.S하이텍에 경영 참여를 선언한 개인투자자 김한신씨는 "현 경영진은 예전에 I.S하이텍 자금을 횡령한 이들과 같은 세력"이라며 "회사 정상화를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나설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움직이게 됐다"고 말했다.

주가 급락으로 인수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작아진 것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휴람알앤씨는 우원이알디가 처음 우회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밝힐 당시만 해도 1000원대에서 거래됐으나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며 200원대까지 추락했다.

휴람알앤씨에 적대적M&A를 선언한 정만현씨측 관계자는 "주가 급락으로 회사의 매력이 높아져 인수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추격매수시 주의해야"

경영권 다툼은 주가에 큰 호재로 작용한다. 금강공업은 11일 미주제강이 10만910주(2.24%)를 추가 매수했다는 소식에 단숨에 상한가로 뛰어 올랐다. 미주제강은 `경영 참여` 목적으로 49만9840주(10.29%)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눈부신 상승률을 보인 것은 휴람알앤씨. 휴람알앤씨는 지난달 20일만 해도 430원에 거래됐으나 정만현씨가 지분을 취득 중이라고 밝힌 이후 연일 급등, 10일 한때 1995원까지 급등했다.

씨모텍도 키코(KIKO) 손실로 인해 한때 5000원대까지 추락했으나 이후 경영권 분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볍게 1만원선을 탈환했다. 태원물산은 10월말 대비 3배나 올랐다.

하지만 지분 다툼만 믿고 추격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대부분 기업이 이미 충분히 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소액주주들이 경영권 분쟁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긴 쉽지 않다"며 "갑작스레 싸움이 종료될 수 있고, 어느 한쪽이 갑작스레 자금 부담을 느낄 수 있는만큼 조심해서 투자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원물산을 공격 중인 은산토건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소액주주들이 신중하게 판단해 피해를 입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 관련기사 ◀
☞은산토건, 태원물산 공개매수가 1만원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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