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을 결정하는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수요 측면에서는 인구 및 가구 변동, 소득과 금리 등이 있다. 공급 측면에서 연간 공급량과 주택 재고 상황, 정부의 주택 정책을 들 수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2010년대 중반까지 과거와 같은 급격한 가격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 장기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근거는 첫째, 선진국 주택시장의 흐름이 하락 국면에 접어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작년부터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이러한 가격 하락세는 스페인, 영국 등 유럽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다. 선진국 주택 시장과 각국의 주택 공급량이나 자가 주택보유율 등의 상황은 서로 다르지만, 상호 연관성이 큰 금리를 매개로 주택 가격 동조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90년대 초반에도 대부분의 국가들이 주택 가격 하락을 공통적으로 경험했다. 당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향후에도 다소 시차가 있겠지만 우리도 세계 주택 시장 흐름을 따라갈 것이다.
둘째, 소득 증가율이 낮은 반면 금리는 올라 주택 구매력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경제연구소가 내년이 올해보다 다소 높은 5% 초반대의 경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고 금리는 내년에도 다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에 이은 내년 금리 상승은 기존 주택 대출 상환 부담을 키울 것이고, 신규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다. 소득 대비 주택 매매 가격은 수도권과 비(非)수도권의 양극화가 심해 전국 평균으로는 별로 높지 않지만,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소득 대비 12배까지 올라간 상태에 있다. 주택 구매력에 한계를 보일 경우, 가격은 조정될 수밖에 없다. 가격 조정은 두 가지 형태로 발생한다. 우선, 장기적으로 가격이 하향 안정되면서 소득이 올라가 주택 구매력이 다시 커지면서 가격이 회복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주택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상태가 지속되는 동안에 소득이 회복되면서 주택 구매력이 올라가는 것이다. 전자가 90년대 초반 가격 조정 과정이고, 후자는 외환위기 이후의 경험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가격 조정기에 들어가 있으므로 향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이 두 가지 경로 중 하나로 갈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으로 주택 가격이 조정기 초입에 들어섰고,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 상승, 가격 상승에 따른 주택 구매력 한계, 30대 인구의 감소, 2기 신도시 공급, 분양가 상한제 및 종합부동산세 등 정부 정책으로 향후 2010년대 중반까지 과거와 같은 급격한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