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미국 LA에 주택을 구입한 박모(45)씨는 밤잠을 설치고 있다. 미국 집값 하락세가 예상외로 커지고 있는데다 그나마 팔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해외부동산 투자 자유화 이후 미국 부동산 취득이 매달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미국 주택시장은 어둡기만 하다.
미국의 8월 신규 주택의 판매가격(중간가격 기준)이 1년 전보다 7.5% 하락한 22만5700달러를 기록, 197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8월 기존 주택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가 감소했다. 한두 달 전만 해도 2007년이 바닥이라고 전망했던 전문가들도 2009년이 미국 주택시장의 바닥이 될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작년 10월 3.6% 하락(전국평균)을 예상했던 무디스이코노미닷컴(Moody’sEconomy.com)은 최근 하락 예상치를 7.7%로 높여 수정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이 본격화될 경우, 뉴질랜드·호주 등 다른 나라로도 하락세가 확산될 수 있는 만큼, 해외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디트로이트와 캘리포니아 큰 폭 하락
◆“지금 사라” 주택구입의 적기 논쟁도 벌어져
◆반등기에는 어느 지역이 더 오를까
미국은 지난 80년대와 90년대에도 집값이 급등했다가 급락한 적이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LA 등 이른바 집값이 비싼 지역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가격이 15년 전보다 43%가 올랐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아직도 15년 전 가격보다 19%가 하락한 상태이다. 그 차이는 주택공급량과 수요 때문이다.
휴스턴의 경우, 주택이 대거 지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집값이 1983년보다 아직도 19%가 낮다는 것. 하락기를 거쳐 상승기에 접어들면 주택공급이 적고 수요가 많은 지역이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실제, 미국 대부분 지역의 집값이 하락했지만 시애틀은 7% 정도 오르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주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주택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미국에 집을 산 사람들은 주택공급이 너무 많은 지역이라면 과감하게 집을 팔고 장기적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갈아 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