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삼성전자는 실로 모처럼 대장주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철강과 기계 조선 등 기존 주도주들이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주춤한 사이 반도체와 LCD 등 IT대형주들이 때마침 나서 준 것이라 시장의 반가움도 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시장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관들의 움직임이었다. 전날 기관은 소외됐던 IT와 은행주를 집중 매수해 포트폴리오 전략 변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루 움직임을 갖고서는 지나친 기대를 갖기도, 평가절하하기도 힘들다.
전문가들 역시 의견이 나뉜다. `IT 비중을 늘려볼만하다`는 의견과 함께 `주도주 중심으로 접근하고 IT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절충론, `삼성전자를 믿지 말라`는 경계론이 공존한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시장 흐름은 기존 주도주에서 새로운 주도주로의 이전이 아니라 확산 과정으로 이해하고 싶다"고 했다. 따라서 "실적설정과 업황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기존 주도주에 관심을 갖되,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대표 IT업종의 비중도 점차 늘려가는 전략이 좋다"고 조언했다.
반면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를 믿지 말라고 했다. 반짝하는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것.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의 생각도 비슷하다.
김 연구위원은 "반도체주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저가메리트 이외에 아직까지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없는 만큼 시장 접근도 철저히 기술적 관점으로 국한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주의 경우 가격이 싸다는 것 말고는 매력을 찾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관련주를 최우선을 삼고, 낙폭이 컸던 은행주를 비롯해 증권, 건설주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