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펀드 102개 마이너스 수익률

4개중 1개 꼴… 원금 까먹을 가능성
올해 상환 122개, 은행이자보다 적어
  • 등록 2005-11-18 오전 8:31:11

    수정 2005-11-18 오전 8:31:11

[조선일보 제공]

정부와 은행·증권사들이 ‘원금 보장형’ 고(高)수익 상품인 것처럼 홍보해온 ELS(주가연계증권) 펀드 390개 중 현재 102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수익률이 지속될 경우 만기 때 4개당 1개꼴로 손실이 발생, 상당수 투자자들이 원금을 까먹는 등 큰 파장이 예상된다. 〈본지 11월 16일자 B1면, 17일자 B3면 참조〉

또한 올 들어 이미 상환된 ELS펀드 중 30% 이상이 시중은행 정기금리보다도 저조한 수익을 낸 것으로 밝혀져 펀드 판매사들의 ELS관련 상품 광고가 허위·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LS펀드란 자산운용사들이 증권사 ELS상품들을 묶어 하나의 펀드로 만든 주가연계상품 중의 하나로 주로 은행과 증권사들이 판매해왔다.

펀드평가전문회사인 제로인은 17일 “현재 운용되고 있는 ELS펀드 390개 중 102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제로인 조사에 따르면 390개 펀드 중 92개가 0%미만~마이너스 1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또 10개 펀드가 마이너스 10%를 초과하는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마이너스 60%대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도 2개 있다.

이들 펀드가 조기 상환 시점이나 만기시점에 주가가 급변하면서 수익조건을 충족시킨다면 투자자들은 원금과 약정이자를 챙길 수는 있다. 하지만 주가예측 방향이 완전히 빗나가 손실이 커지고 있는 ELS펀드의 경우 주가가 폭락하지 않는 한 원금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증시흐름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들 펀드의 만기시점에서 원금손실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증시상황이 나빴던 지난해에 만들어진 ELS 가운데 주가흐름 예측을 잘못해 설계된 상품이 많았다”며 “이런 상품들을 편입한 일부 ELS펀드들이 원금을 까먹은 채로 상환되거나 원금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만기 또는 조기 상환된 ELS펀드 390개 중 7개 펀드가 0.3~35%(연 환산)까지 원금 손실을 본 채 종료된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 9월에 설정돼 지난 9월 만기상환된 한국운용의 ‘부자아빠조기상환쿠폰1단위파생상품W-2’는 마이너스 35.34% 수익률을 냈다. 지난 4월 만기상환된 동양운용의 ‘동양멀티찬스파생상품3’ 역시 6개월 만에 14.84%(연환산 29.93%)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이 난 7개 ELS펀드의 해지 당시 설정액은 340억원에 달한다.

또 상환이 완료된 ELS펀드 중 손실이 나지 않은 383개의 수익률 분포를 보면 10%(연환산) 이상의 높은 수익률로 상환된 펀드는 81개에 불과하고, 31.8%에 달하는 122개 펀드는 시중은행 1년 정기금리(3.8%)보다도 낮은 수익을 거뒀다. 이 중 61개 펀드는 수익률이 1%(연환산)도 채 안됐으며, 2개 펀드는 수익이 전혀 나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원금만 상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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