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국 판매망을 장악한 은행과 증권사 중심의 유통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수수료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스스로 노력해 절감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펀드 수수료 절감법
우선 수수료를 떼 가는 방식이 다른 펀드에 비해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는 펀드를 고르는 방법이 있다. 작년 이후 투자 금액이 많거나 투자기간이 길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구조를 갖춘 펀드들이 등장했다. 이런 형태의 펀드를 ‘멀티클래스 펀드’라고 부른다.
칸서스 자산 운용의 ‘칸서스 하베스트 적립주식, 한국투신운용의 ‘부자아빠 거꾸로주식 A1 Class1’ 등이 이런 수수료 체계를 갖추었다. 교보투신운용의 ‘교보 Hi-Korea 적립식 멀티주식K-1D’, 기은SG자산운용의 ‘그랑프리 포커스주식 1A클래스’ 등도 이런 펀드에 해당된다. 대부분 가입 첫 해에는 다른 펀드와 같은 수수료를 받지만 두 번째 해부터는 최고 0.3~0.6%포인트까지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수수료 선취(先取)’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다. 보통 펀드는 후불제로 수수료를 나중에 공제하지만, 수수료 선취 펀드는 펀드 가입 당시에 판매 수수료를 한꺼번에 낸 다음 가입하는 것이다. 처음에 많은 돈(수수료)을 떼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불리하지만, 2년째부터는 판매수수료는 내지 않고 운용수수료만 내면 되므로 장기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미래에셋의 ‘디스커버리’, PCA투신운용의 ‘PCA업종1등주 D-1’ 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은행·증권사 중심 유통구조 개선해야
미국 등 선진국에선 펀드 판매채널이 증권사, 자산운용사, 펀드수퍼마켓, 은행, 독립판매업자 등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경쟁이 치열하고 수수료 가격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인터넷 펀드 판매를 활성화하고 내년부터는 자산운용사의 펀드 직접판매를 허용하는 등 펀드 판매 채널을 다양화한다는 게 금융감독원의 계획이다.
그러나 A자산운용사 대표는 “자산운용사가 직판을 하더라도 자체 지점망이 취약해 은행과 증권사에 계속 판매를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수수료를 낮추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올 초 추진한 인터넷 펀드 판매 활성화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