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세계경제)기술주,"명예회복 가능할 지"

  • 등록 2001-12-31 오후 3:42:10

    수정 2001-12-31 오후 3:42:10

[edaily] 미 증시의 강세론자들은 증시가 지난 18개월간의 침체기를 딛고 9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최근의 증시 랠리가 내년 초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것으로 예상하며 지난 9월 24일부터 증시가 회복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투자 전략가인 배리 하이만은 "내년은 회복을 나타내는 해"라고 지적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소식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약세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증시가 내년 상반기에 저점을 다시 한 번 시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업들이 기술 투자를 극도로 줄이고 있어 매출 성장세가 지연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즈의 주식 트레이더인 데이비드 브릭스는 주가수익률 등 주식 가치를 반영하는 수치를 살펴 볼 때 "V"자 형 회복에 대한 예상이 높지만 경기 상황이 호전되기 전에 다시 한번 침체되며 회복세가 "W"자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분명한 것은 내년 중 증시 랠리가 미 경기침체의 강도와 폭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회복의 징후는 매우 부분적으로만 확인되고 있어 이를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단순한 기대감이 아닌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고 소비자 신뢰도가 개선되기 시작할 때 증시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기술기업, 생존노력 지속..일부 산업 회복세 미국의 기술 기업들은 9월의 테러사건을 거치며 공격적인 감원과 가격 인하에 나섰고 수익을 맞추기 위한 노력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밝은 전망을 기대하게 만드는 점 가운데 하나는 컴퓨터 재고가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를 거쳐 하드웨어 업체들은 기술 붐이 끝나 갈 무렵 쌓아놓았던 재고를 꾸준히 처분해 왔다. 투자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 1분기에 반도체 부문이 전분기 대비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빌 데로사 펀드매니저는 "일부 산업이 이미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11번에 걸친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이뤄진 뒤 내년부터 금리가 다시 상승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기업 실적도 함께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업에 대한 감세를 비롯해 부시 행정부의 재정정책 변화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기업들과 신생업체들도 18개월간의 투자위축 상황에서 한 숨을 돌릴 수 있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 투자 다시 늘어나나 시스코시스템즈 인텔 오라클 등 대형 업체들이 기술부문에 대한 지출을 늘릴 것인가가 전체 기술업종의 수익 개선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과 전략가들은 내년 지출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리서치 업체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지난 7월 IT 지출 증가세를 예상하기도 했지만 이는 올 하반기 기업들의 대형 감원과 테러 공격으로 인한 타격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새해 초에 기술 투자에 대한 예산을 짜는 기업들은 감원과 투자 감소로 인해 기술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 노스베이 테크놀로지 파트너스의 브루스 루팻킨 헤지 펀드매니저는 "내년 한해 동안 대규모 자본지출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투자 전략..새로운 선도 종목 기대 대다수 매니저들과 주식 전략가들은 내년에도 투자 다변화와 투자 안전성을 투자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페더레이티드의 브릭스는 투자자들에게 보수적인 자금운용을 강조하면서도 우량주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주니퍼네트웍스나 베리타스소프트웨어 등 중형주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비글런트의 엘리어트 블룸버그 펀드매니저는 대형 우량주보다 중소형주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시스코나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 대형 장비제조업체가 주식 가치의 관점에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루팻킨은 내년을 경기 사이클상의 회복기간으로 가정할 때 현재 시장 선도주가 내후년까지 시장을 더 이상 이끌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85년과 86년처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업체들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디지털 장비업체와 데이터 업체들을 성장 종목으로 지목했다. ◇업종별 전망-반도체 매출 회복..장비업체는 암울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컴퓨터에 대해 대체로 조심스런 전망을 내리고 있다. NPD인텔렉트의 스티브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IT 지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PC와 관련 소프트웨어, 주변기기 매출이 한자리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인 PC 부문이 침체되면서 지난 98년과 비슷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가격 인하와 낮은 대출 금리에도 불구하고 신형 컴퓨터 구매에 대한 유인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까지 매출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인비져니어링의 리처드 도허티 애널리스트는 휴대용 컴퓨터 시장이 휴대폰 기능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패스파인더리서치의 프레드 지버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반도체 산업 매출이 내년에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의 경우 31% 감소하며 최악의 한해를 기록했었다. 프리스윅캐피털매니지먼트의 토니 갬바코타 수석 투자담당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모토로라 등 통신용 반도체 제조업체가 휴대폰 매출이 늘면서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로버트슨스테펀스의 슈 빌라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장비업체 매출이 내년에 감소할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내렸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기존 장비를 유지하면서 장비 매입을 계속해서 늦출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년 반도체 장비 매출이 올해 350억~390억달러에서 감소한 300억~35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며 빨라도 6~7월까지 회복세로 전환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텔레콤 기업의 장비 매입에 의존하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업체 주식도 마찬가지로 광학 네트어크장비 부문 등 일부를 제외하고 여전히 전망이 어둡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생명공학주..분주한 한 해 생명공학 업종은 대형 인수합병과 인간복제 논쟁, 생화학테러로 인한 백신에 대한 관심, 획기적인 항암 치료제 발명 등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생명공학 업종은 그리 인상적인 수익을 안겨주지 못했다. 뉴욕 증시의 아멕스 생명공학지수는 올 초보다 1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생명공학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은 실적을 보였지만 지난 2년간 두자리 수의 성장률을 감안했을 때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내년 바이오 업종의 성적은 업체들이 지난 수년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연구 성과가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 실제로 생명공학주는 지난 9월 최저치에서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생화학테러로 인한 백신 수요 증가 기대감에 크게 힘입었다. 생명공학 투자업체인 B테크인베스터의 베넷 웨인트라웁 부회장은 생명공학주가 게놈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크게 올랐기 때문에 하락장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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