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주간지인 배런스가 최근호에서 반도체가 휘청거리고 있는 반면 다른 기술 분야들은 아직도 붐을 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5일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애널리스트인 조너던 조셉이 반도체 사이클이 정점에 달했다고 발표했을 때 그 반응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대적이었다. 그는 협박까지 받았다. 그는 반도체 생산능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싸게 살 만한 반도체 주식들을 찾기 힘들다고 경고했었다. 그는 6~9개월 후에는 현재의 반도체 붐이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벌 분석가들은 조셉에 대해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자 너무 뻥튀겼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그의 경고는 최소한 분석가들로 하여금 반도체 전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 배런스도 몇가지 중요 기술 분야 전망을 점검해볼 좋은 시기라고 보고 있다.
조셉은 "나는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 남보다 먼저 시그널을 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1995년에 많은 분석가들이 경고의 시기를 놓쳐 땅을 치면서 후회했던 것과 같은 실수를 범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셉이 이 달에 목도했던 것은 플래시 메모리와 축전기 부족현상의 완화였다. AMD와 실리콘 스토리지 테크놀로지와 같은 기업이 만드는 플래시 메모리 칩은 많은 휴대용 전자 장비에 들어간다. 축전기는 어느 곳에나 있는 기본 필터다. 조셉은 7월5일 리포트에서 축전기의 현물가격이 1달러에서 65센트로 떨어졌다고 썼다. 유명 칩 브로커는 8메가 플래시 메모리 가격을 14.5달러에서 13.5달러로 낮췄다. 조셉은 "오늘날 플래시 메모리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조짐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축전기 현물가를 20센트에서 부르는 소리도 들었다"며 "이제 이것은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셉은 또 특정 상품의 데이터를 가지고 반도체 산업의 설비투자가 작년에 비해 60%나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셉은 새로운 생산설비가 수요를 초과, 반도체 가격의 프리미엄을 잠식할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실제로 추천등급을 내린 주식은 4개밖에 안된다. AMD와 내쇼널 세미컨덕터, 실리콘 스토리지 테크놀로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이다. 조셉은 AMD의 애슬론 마이크로프로세서 판매가 괜찮다고 하더라도 플래시 메모리에서 수입의 30%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사실 플래시 메모리 시장이 판매자 시장이 되면서 AMD 주가가 3배나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까지는 칩 공급이 수요를 대폭 앞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조셉은 AMD의 올해 주당 순이익을 5.45달러, 내년 순이익을 5달러로 보았던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목표가격은 135달러에서 100달러로 낮췄다.
조셉은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공급하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산업의 하향을 확실하게 느낄 것이라고 보았다. 더군다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수입의 25%를 무선통신 시장에서 확보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모토로라나 퀄컴이 최근에 뜨겁게 달아올랐던 시장이 식는 것을 본 바로 그 시장이다. 조셉은 주당 70달러가 너무 높다고 느꼈고, 목표가격을 93달러에서 8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은 너무나 다양해서 조셉이 선호하는 주식도 꽤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와 D램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공급을 초과할 것이다. 그도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선호했다.
조셉의 우려는 메릴린치의 분석가인 조셉 오샤와는 다르다. 오샤는 플래시 메모리 현물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현물시장이 반도체 시장의 볼륨을 거의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샤는 AMD나 암텔과 같은 반도체 주식을 향해 끊임없이 깃발을 흔들고 있으며, 반도체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탁월한 2-3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셉과 같은 애널리스트라도 반도체 장비 공급시장에 끝내주는 한 해가 아니었다면 과잉 설비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메릴린치의 브렛 호데스는 어플라이드 매트리얼스와 KLA-텐코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주문량 증가와 신기술 채택으로 올해 성장률을 당초 예상했던 60%에서 75%로 상향 조정하게 만들었다. 불량회로가 있는 웨이퍼 검사장비를 만드는 KLA-텐코는 98달러까지 올랐다가 61달러까지 내려갔는데, 호데스는 75달러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용 반도체를 만드는 PMC-시에라와 JDS-유니페이스도 괜찮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클라크 웨스트몽은 PMC-시에라의 주가가 3배나 오르기는 했지만 매수 추천했다. 현재 219달러인 주가가 3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옵티컬 네트워킹 부품을 만드는 JDS-유니페이스에 대해서 메릴린치의 마이클 칭은 옵티컬이 불붙고 있다며 만들기만 하면 팔린다고 말했다.
노텔 네트워크, 시스코 시스템스도 괜찮다. 그러나 루슨트 테크놀로지에 대해 마이클 칭은 루슨트의 실적 전망을 낮춰야 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토리지 분야의 강자인 EMC 도 엄청난 수익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최고경영자인 마이크 루트거스는 시장이 내년에 2배나 성장, 7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화나 다른 미디어가 결국은 인터넷으로 들어올 것이고 이는 스토리지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스타일의 컴퓨터가 견고하게 보이는 반면, 메인 프레임과 그 소프트웨어는 별로 일 것 같다. 유니시스, 컴퓨터 어쏘시에이츠, BMC 소프트웨어의 최근 경고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PC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기업 부문의 수요가 델 컴퓨터에는 괜찮은 반면, 많은 투자자들이 소비자용 PC를 파는 컴팩 컴퓨터, e머신스, 게이트웨이를 걱정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스티브 포추나는 그러나 게이트웨이 주식을 사라고 적극 옹호한다. 주가가 70달러에서 4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66달러까지 회복됐는데도 그는 꼭 보유해야할 주식으로 추천했다. 그러나 내년에 값싼 인터넷 접속 장비가 출시되면 어떻게 될 것이냐고 질문하자 그는 올해말까지만 추천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소프트웨어 업체가 올해에 별 볼일 없었지만 일부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체는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B2B 소프트웨어 업체인 아리바가 그렇다. 아리바는 17달러에서 183달러까지 올랐다가 50달러까지 떨어진 뒤 실적을 발표한 이후로 급등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찰스 필립스는 아리바의 수입이 올해 2억4000만달러에서 내년에는 5억5000만 달러로 상승할 것이며, 내년 4분기부터는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아리바의 주가가 너무 높기는 하지만 기업들의 B2B 투자로 아리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