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양기조 이어지면 2010년 '박스피' 재연 우려"

iM증권 보고서
  • 등록 2024-11-18 오전 7:59:55

    수정 2024-11-18 오전 7:59:5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가 2500선에 갇힌 가운데, 트럼프 리스크와 중국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리스크가 함께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입장에서 중국의 현 부양 기조가 지속된다면 또 2010년대 중반에 경험했던 중국발 박스피 장세 재연 위험에 다시 노출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10월 지표는 경기부양책 효과가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박 연구원은 “10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를 상회하는 4.8%로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여타 실물 지표는 대부분 전월과 유사하거나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부진세를 이어갔다”면서 “무엇보다 생산과 투자 부진은 이미 발표되었던 10월 생산자물가 하락 폭 확대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동성 정책만으로 실물경기를 회복시키는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대규모 통화 부양정책과 각종 금리인하로 관심이 집중되었던 부동산 경기도 부진의 늪에서 제자리 걸음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0월 신규주택가격의 전월비 하락폭이 다소 축소되었다고 하지만 반등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수준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각종 건설 관련 지표로 10월 착공면적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22.7%로 9월 -22.3%에 비해 하락폭이 확대했고 부동산 투자 증가율 역시 9월 -10.1%(전년 동월 대비 기준)에서 10월 -10.3%로 감소폭이 확대했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원은 “미·중간 경기 사이클이 차별화되고 있는 원인 중에 중요한 차이점 중에 하나는 투자사이클”이라며 “앞서 언급한 주택 혹은 부동산 관련 투자 사이클의 차별화와 함께 여타 설비투자와 무형자산투자 사이클이 뚜렷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중국도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대표적으로 전기차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일부 업종 투자에 국한되고 있다. 또한 일부 신산업 투자마저도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어 중국 경기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은 추가 부양이 필요하며, 추가 경기부양 지연 시 디플레이션 압력 확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대했던 재정 부양정책이 일단 지방정부 부채 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중국 경기의 강한 반등 모멘텀을 단기적으로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이를 반영하듯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 5% 달성만을 추구한다면 추가 부양책은 추가 지준율 및 기준금리 정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이는 부동산 경기는 물론 중국 디플레이션 리스크 조기 탈출을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트럼프 취임 이후 대중 관세정책 내용을 보고 부양 강도를 결정할 경우 이는 시장이 기대하는 강력한 경기부양정책보다는 성장률 수준 방어에 그치는 소극적 부양책에 그칠 공산이 있다.

박 연구원은 “경기 반등을 위해 공격적 부양정책보다 방어적 차원의 부양정책을 추진한다면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점 더 커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은 높아질 것”이라며 “국내 경제입장에서 중국의 현 부양기조가 지속된다면 또 다시 2010년대 중반에 경험했던 중국발 박스피 장세 재연 위험에 다시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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