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워라밸"…'사내변호사' 찾는 젊은 변호사들

'워라밸' '커리어' 이유로 사내변호사 선호도↑
"로스쿨 동기 40명 중 10~15명이 사내변호사"
대형로펌, 인재 유치 어려워 구인 위한 노력도
  • 등록 2024-08-11 오전 10:11:58

    수정 2024-08-11 오후 7:25:05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격무에 시달리는 대형 로펌을 떠나 기업 사내변호사로 전직하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 소위 ‘10대 로펌’ 소속은 과거 변호사 개인에게도 명예이자 자부심이었지만, 워라밸(일과 개인 삶 밸런스)이 더 중요해진 지금 실리를 찾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직군에서 저연차 재직자의 이탈이 가속화하는 사회 현상이 변호사 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닌 셈이다.

대한변호사협회 전경. (사진=연합뉴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로펌들이 신입 변호사 구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형 로펌의 연봉 경쟁이 심화하면서 예전 대비 유능한 신입 변호사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을 뿐더러, 입사 후 1~3년 정도 경력이 쌓이면 사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교육을 마치면 이직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로펌 입장에서도 신입 변호사를 뽑는 것이 부담이다.

저연차 변호사의 이탈이 증가한데엔 무엇보다 개인 삶의 만족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내변호사의 업무강도가 대형 로펌 대비 현저히 약하다는 것이다. 청년 변호사조직인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모임’(새변) 소속 김지연 변호사는 “대형 로펌은 주 6일제에 야근까지 하다 보니 특히 육아에 참여하고자 하는 변호사들이 워라밸을 찾아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로스쿨 동기 40명 중 10~15명 정도가 사내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며 “과거에 비해 굉장히 높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실제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해 실시한 ‘변호사의 일·가정 양립 및 근무환경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 로펌의 경우 주중 5회 이상 시간 외 근무를 하는 비율이 31.4%에 달했다. 한 달 평균 휴일 근무를 4회 이상 하는 비율도 33.1%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사실상 주 6일과 거의 매일 야근에 시달리는 것이다.

반면 사내변호사는 79.1%가 주 2회 이하로 시간 외 근무를 한다고 밝혔다. 근무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52.1%로 나타났다. 사내변호사와 공공기관 재직자는 각각 15.1%, 13.3%가 근무시간이 많다고 답했다.

사내 변호사의 처우가 개선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형 로펌의 수입이 여전히 가장 높긴 하지만 사내변호사도 일정 수준 이상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차라리 적게 일하고 적게 벌겠다’는 심리가 크다는 설명이다. 변협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의 과반수가 연 1억5000만원 이상의 수입을 기록했다. 사내변호사의 경우 과반수가 연 8000만원 이상 1억5000만원 이하의 수입을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다.

커리어를 생각해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 로펌 출신 한 변호사는 “사기업, 로펌, 공공기관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두면 추후 파트너 변호사가 될 때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어 이직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현상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이미 5~6년 전부터 시작된 현상”이라며 “유능한 젊은 인재들을 유치하고 이탈을 막기 위해 사내복지, 유연한 업무 분위기, 프로젝트 분배 등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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